[세계로 가는 한국 휴대폰](5)인도시장-삼성, LG의 차별화 전략

◆류현철 삼성전자 인도통신법인장

 “삼성 휴대폰을 갖고 싶어하는 인도인이 너무 많습니다. 이들에게 삼성 제품을 접할 기회를 주고 경제력이 향상되면 삼성의 또 다른 제품을 구매할 고객층으로 흡수하는 거죠.”

 인도에서 삼성의 통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류현철 법인장은 최근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매스 마켓’ 전략을 이렇게 설명했다. 류 법인장은 또 “저가폰인지 고가폰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고객이 노키아의 휴대폰을 찾을 때 판매자가 삼성 휴대폰도 함께 권할 수만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최지성 사장 부임 이후 본격적으로 신흥시장 대응에 나선 삼성전자의 전략이 바로 인도에서 실현되고 있었다.

 우선 유통망을 대폭 보강했다. 인도 전역을 남북으로 나눠서 유통을 전담할 총판 2개를 선정하고 다시 도시별로 세분화해 지역 유통업체를 선정했다. 현재는 거의 인도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AS거점도 늘려 노키아보다 150여개가 많은 700여개나 된다.

 류 법인장은 “고객층별로 이해와 요구가 다르지만 그 고객층마다 삼성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저가·중가·고가의 가격대를 모두 커버하면서 디자인 추구형·기능 추구형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대표 제품을 하나씩 만들어 유통상들에게 제시했다. 기존 가전매장 안에 ‘숍 인 숍’ 형태로 휴대폰 판매대를 설치했다. 그 덕분에 C140·E250·SLIK(J600) 등 효자 모델이 나왔고 최신 전략제품인 메탈 시리즈(E840 등)는 9000루피대에 안착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했다.

 류 법인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인도를 뚫지 않으면 세계시장을 잡을 수 없다는 각오로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문범 LG전자 인도법인장 겸 서남아총괄 대표 인터뷰

 “인도는 최상위 1%만해도 1000만명이 넘습니다. 자체 조사결과 250달러(한화 23만여원) 이상의 고가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는 수요도 420만명이나 됩니다. 대표적 프리미엄시장인 영국보다 더 많은 셈이죠.”

 LG전자 인도법인장 겸 서남아지역 대표인 신문범 부사장은 인도가 결코 저가시장만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인구 11억에 인종과 종교가 다양하고 경제력도 천차만별이다보니 시장이 아주 다원화돼 있다는 설명이었다.

 최근 인도 휴대폰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수정했다는 신 부사장. 현지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은 가전의 인지도를 ‘지렛대’로 삼아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을 개척하기로 했다. LG전자는 97년 노이다에 가전공장을 지으면서 철저하게 현지화를 이뤄내 현재 비디오콘 등 현지업체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노이다 공장은 현재 6000여명의 인도인의 생활터전으로 인도의 성장을 이끄는 대표 외국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 부사장은 “지난달 인도 최대의 전통행사인 디왈리 축제 기간 동안 노 디스카운트(No Discount) 캠페인을 벌이면서 되려 현지 언론에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면서 “LG브랜드를 고가로 안착시키는데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당시 대부분의 경쟁사들은 경품을 미끼상품으로 내놓았었다.

 주된 전략은 전국망을 갖고 있는 가전매장을 활용해 휴대폰을 함께 판매하고 1시간 이내에 AS가 가능한 서비스점을 650여개로 늘리기로 했다. 또 지난 9월 출시한 샤인에 이어 비너스·뷰티 등으로 이어지는 프리미엄급 제품을 줄줄이 선보일 예정이다.

 신 부사장은 “현재 1∼2%대에 머무는 시장점유율을 내년에 5%, 2010년까지는 15%로 늘려 인도에서도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