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디스플레이 중간 기술인력을 키우자

[ET단상]디스플레이 중간 기술인력을 키우자

 디스플레이산업은 기술의 디지털화·소비의 고급화 추세에 따라 LCD·PDP 등 평판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세계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다. 세계 시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및 업체 간 전략적 제휴 등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디스플레이산업은 신소재 등 후방산업은 물론이고 휴대폰·디지털TV 등 전방산업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가져오므로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산업이다.

 정부는 이를 감안해 지난 2003년 디스플레이 분야를 10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하고 산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은 이를 기반으로 디스플레이 세계 1위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 부품소재 업체의 성장 요인이 그동안 대량 생산을 이용한 단가 인하에 맞춰져왔다면 이제는 누가 더 우수한 성능을 구현하느냐에 좌우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전문 기술력과 인력 확보가 디스플레이업계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분야 부품·소재 제조기술의 기술인력은 주로 4년제 대학 졸업자나 석·박사 중심으로 공급돼왔다. 하지만 기술의 진보와 관련업체의 증가에 맞춰 실질적으로 장비를 운용하거나 가공할 중간 기술자의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간 기술인력 양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중간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확충을 위해 전문대학 가운데 일부를 성장동력특성화대학으로 선정하고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에는 2005년 9월부터 2008년 8월까지 매년 10억씩 3년간 지원해 LCD·PDP 분야에 신소재 중심의 패널 제조공정·장비 운용 및 유지기술·성능평가 기술 등에 관한 시설 및 장비를 구축하고 기업이 요구하는 교과 과정을 거쳐 중간 기술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기업과 대학이 손잡고 실제로 사업을 수행하는 새로운 산·학협력도 활성화되고 있다. 수요자인 기업을 중심으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바꾸고 학생·교수·산업체 인력이 한데 어우러져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실무 능력과 전문성을 갖춰나가는 교육이 자리 잡고 있다. 산·학협력 체제가 기존의 연구개발 및 이론 중심에서 탈피해 기업 제품의 실용화 및 상품화를 목표로 현장 실무와 실습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 대학은 기업이 요구하는 중간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먼저 디스플레이 분야 중간 기술인력 양성 프로그램은 수요자 중심의 맞춤식 직업교육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 1인이 10개 이상의 기업전담제를 실시, 수시로 기업을 방문하고 기술자문과 과제연구·실험실습기자재의 공동활용 등 취업에서 사후 지도까지 산·학협력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또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직무능력 향상 교육 프로그램도 적극 개발해야 한다. 빠른 기술변화에 맞춰 현장 실무인력도 수시로 재교육을 받아 변화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무능력 향상교육은 산업수요와 직무분석으로 기업과 함께 대학이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고 대학이 기술교육을 전담하는 형태가 바람직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체계적인 교육이 불가능한 기업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대학의 교육시스템이 절실한 셈이다. 대학의 직무향상 교육이 효과를 거두면 기업은 기술력 향상은 물론이고 이를 통한 신부가가치 창출이라는 경제적 이득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대학이 보다 긴밀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기업이 공동 실험 실습장비 활용하거나 기술정보를 교류하는 시스템 구축도 선결과제다. 결국 학생과 기업이 만족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학별로 전문 분야의 특성화를 이뤄 곧바로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배출하고 재교육하는 체계를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산업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기업과 평생토록 같이 갈 수 있는 대학이 잇따라 탄생할 때가 됐다.

◆최병도 한국폴리텍I 대학 교수  bdchoi@kopo.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