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사기 아닙니까?”
어느 교육업체 사장이 격앙돼 목소리를 높였다. 이 업체 사장은 “교육시장이 엔터테인먼트나 정치판 같다”며 개탄했다. 의리나 신의는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돈의 논리만 존재한다며 한숨 쉬었다. 사교육의 폐해를 주창하며 무료 온라인 교육 서비스 제공업체로 들어갔던 한 유명 강사는 1년이 채 못 돼 다시 학원 시장에 나타났다. 기존 시장질서를 바꿔보겠다, 신생 온라인 업체에 사활을 걸겠다던 또 다른 학원강사도 제자리로 돌아갔다.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는 최근 교육시장의 상황이다. 투자 규모도 대부분 100억원을 넘는데다 600억원을 투자받았다는 교육업체도 나왔다. 뜨거운 교육열을 볼모 삼아 시장의 큰손들이 돈을 싸들고 교육업체의 문을 두드린다. 교육업체는 경쟁적으로 투자를 유치한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교육업체 인수를 위해 증자하기로 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도 반복된다. 지난달 SM픽쳐스는 유아 교육업체 킨더슐레 인수를 위해 16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주가는 단번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 달이 채 못 된 이달 초 이 회사는 유상증자 결의를 철회한다고 공시했고 주가는 연이틀 급락했다. 킨더슐레 인수에 이번엔 이비티네트웍스가 나섰다. 이 회사는 15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킨더슐레를 인수하겠다고 했다가 얼마 못 가 또 철회했다.
요즘 너도나도 교육사업을 한다 하니 덜컥 발표부터 하고 보자는 식이다. 하지만 교육사업은 돈이나 기술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닌 듯 싶다. 가만히 살펴보면 이 세계의 생리를 알고 서비스의 핵심인 강사를 움직일 수 있는 기업이 성공한다. 요즘 교육계에서는 단번에 돈을 투자해 1, 2년 안에 회수하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너무 많이 목격된다. 교육은 없고 시장만 남은 교육세태가 모두를 씁쓸하게 한다.
전경원기자<솔루션팀>@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