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가 IT 분야에서 풀어내야 할 과제는 ‘융합’이라는 키워드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기술과 서비스 등 IT산업 전반에 융합의 회오리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 흐름 속에서 IT정책의 가닥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산업과 산업, 기술과 기술이 교배되는 융합의 시대에 차기 정부는 먼저 부처 통합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특명을 안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부·문화관광부·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방송위원회 등에 흩어져 있는 IT관련 규제 및 진흥에 대한 기능 조정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는 이미 오래 전부터 형성돼 있다.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IT는 온갖 산업과 기술에 적용되면서 그 자체가 범종성·보편성을 강하게 갖고 있다”면서 “융합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조직형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민간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조직을 통합해 가는 것이 차기 정부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기구 통합 논의는 당선유력자인 이명박 후보가 내세운 10개 부처 내외의 ‘대부처’ 체제와도 맞물리는 부분. 이와 관련 이 후보는 독임제 형태의 통방 융합기구를 출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 기구를 통해 IPTV·DMB 등 융합 시장이 활기를 찾아야 서비스 및 단말제조 업체 등 IT업계가 전반적으로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 경쟁력을 갖춘 이들 서비스가 해외 수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면 경제 재도약에 시동이 걸리는 것이다.
실제로 IT산업은 매월 100억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림으로써 국내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와이브로·DMB 등이 국제 표준으로 잇달아 채택되면서 국내 기술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등 ‘IT한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면서 “이 시점에 차기 정부는 업계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와 경제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인력 양성이라는 현안도 해결해야 한다. 국내 총고용의 88.1%를 차지하고 생산의 49.5%를 담당하고 있는 중기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지만 지원과 관심 부족은 해묵은 문제로 자리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육성과 인력 양성은 이번 대선 출마했던 유력후보 거의 모두 주장했던 공약이기도 하다.
이 밖에 △차세대 신성장동력 발굴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 △정보격차 해소 등도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