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들의 사이버테러로 몸살을 앓아온 미 육군이 비밀리에 주요 PC를 매킨토시로 교체하고 있다고 포브스가 25일 보도했다.
매킨토시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가 탑재된 일반 PC에 비해 해커들의 공격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이 교체의 주된 이유다. 그동안 육군은 비용과 효율성면에서 매킨토시보다 월등한 윈도 PC를 주력 제품으로 일선에 조달해 왔지만 1년 새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 6월 미 국방성 컴퓨터 시스템이 중국 스파이로 의심되는 해커의 공격을 받아 e메일 자료가 일부 누출되고 9월에는 보잉·록히드 마틴·노스롭 그루먼 등 주요 군수 업체가 잇따라 사이버 테러를 당하자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군 최고정보책임자 스티브 보우틀 장군의 지시로 시작된 일명 ‘애플 프로그램’은 일부 PC를 매킨토시로 교체하고 윈도 기반으로 설계된 군 컴퓨터 시스템을 매킨토시와 호환되게 바꾸는 것이 주요 골자다.
육군은 이르면 내년 2월 ‘CAC’로 불리는 군의 핵심 보안 키카드 인식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맥PC나 노트북에서도 접속할 수 있게 변경할 계획이다. 육군 데이타센터 내 서버는 이미 윈도보다 애플의 운용체계 ‘X’기반 제품이 더 많이 보급돼 있다.
C J 월링턴 중령은 “해커들이 군 데이터센터에 몇차례 사이버 테러를 시도했지만 해킹 프로그램이 윈도 기반 컴퓨터에 맞게 설계돼 있어서 애플 서버는 끄떡도 없었다”고 밝혔다.
월링턴 중령은 “사용자 수가 많은 윈도PC를 공격했을 때 그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해커들도 매킨토시용 해킹 프로그램에 별 관심을 갖지 않는데다 공격 수법도 윈도에 비해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안전문 업체들에 따르면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차츰 올라가면서 맥용 해킹 프로그램도 늘어나는 추세다.
핀란드 보안업체 F시큐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최근 2년간 맥용 해킹 프로그램 가짓수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으나 11·12월 두달 동안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무려 백 여 가지가 넘는 악성 코드가 맥PC를 공격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