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재송신 통해 전국 방송 꿈꾼다.”
경기·인천지역을 방송 권역으로 하는 지상파 채널인 OBS경인TV(대표 주철환)가 28일 개국한다. 이 지역 유일의 민방사업자였던 iTV가 재승인을 받지 못해 문을 닫은 후 3년만이다.
OBS는 최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협력해 케이블TV에 자사의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케이블TV를 통한 역외 재전송이다.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추려면 방송권역을 수도권 및 전국으로 확대, 광고매출 규모를 늘리는 것이 절실한 입장이다.
OBS의 한 관계자는 “씨앤앰·CJ케이블넷·큐릭스 등 서울지역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재송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케이블TV는 보통 연초에 채널 편성을 한꺼번에 개편해 OBS 송출 여부도 그 즈음에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역민방이 정해진 방송권역외의 SO에 채널을 재전송하는 것은 원래 불법이었다. 그런데 방송위는 2004년 옛 iTV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자체 편성비율 50% 이상인 지역방송에 대해 우선 서울지역부터 케이블을 통한 역외재송신을 허용했다. 만약 서울 지역 SO와 협상이 원만히 이뤄진다면 OBS는 총 877만 가구, 2400만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게 된다.
케이블SO도 적극적으로 OBS와 협상에 들어갔다. 케이블TV 시청률이 평균 1% 안팍인 상황에서 만약 지상파 프로그램을 내보낼 수 있게 된다면 콘텐츠 영향력의 획기적인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디지털케이블TV가입자 확대를 위해 HD채널 수급이 절실해 HD콘텐츠를 대폭 편성키로 한 OBS의 제안을 뿌리치기 힘든 상황이다.
어떤 채널에 OBS를 배치하느냐가 협상의 걸림돌이다. OBS는 지상파 방송사인 만큼 다른 지상파 방송사 채널과 함께 편성되길 원하고 있지만 SO들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OBS가 지상파 번호대에 진입하려면 기존 지상파 채널 앞뒤에 위치한 홈쇼핑 채널 자리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SO 매출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홈쇼핑 수수료를 포기하면서까지 OBS에 좋은 자리를 내주기는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케이블TV업계 한 관계자는 “SO로선 콘텐츠 제작능력을 갖춘 OBS의 케이블 채널 진입이 긍정적”이라며 “결국 OBS의 채널번호는 20∼30번대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OBS는 서울 지역뿐만 아니라 지방으로 역외 재송신을 통해 방송권역을 전국화하는 것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케이블을 통한 전국 재송신이 허용될 경우 방송의 수익구조가 탄탄해질 것으로 보고 방송위 등 관계기관을 설득하는 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