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첨단 IT 향연 `세계가 주목`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One World One Dream).’

베이징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 8월이면 전 세계가 베이징을 주목한다. 개막 시간부터 심상치 않다.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 8분 8초. 중국인은 유난히 ‘8’자를 좋아한다. 8 발음이 돈을 번다는 의미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베이징올림픽으로 ‘부국강병’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선진국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베이징올림픽은 첨단 정보기술(IT) 향연장이다. 중국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밝힌 IT시스템 투자 규모만 30억위안(4000억원). 실제로 이번 올림픽은 중국 IT가 한 단계 올라서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서 이를 보여 주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첨단 통신망 구축.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확정한 ‘올림픽 과학기술 프로젝트’에 따르면 이번 베이징올림픽을 자국의 앞선 초고속 통신망 수준을 알리는 시금석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올림픽 기간에는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광대역 브로드밴드에 접속해 경기를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선 10Mbps 속도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차이나넷컴이 서비스 운영 업체로 기본 네트워크 구축을 끝낸 상태다. 중국은 또 무선과 관련해서는 자체 표준으로 3세대(3G)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다.

 덩치만 큰 통신 후진국으로만 알려진 중국은 올림픽 기간 전까지 3G 네트워크를 갖춰 통신 강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방침이다. 보안 시스템도 첨단 기술로 재무장한다. 사람 얼굴을 식별하는 ‘지능감시 통제 경보 시스템’을 도입해 수상한 인물의 사진 정보를 확보하고 테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날씨를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디지털 예보 시스템’도 주목을 끈다. 조직위원회는 기상국과 협조해 각종 다양한 디지털 날씨 지수를 개발해 선수들에게 알려 줄 계획이다. 통합 전산망도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각종 경기의 데이터베이스, 선수 정보 등을 모두 망라하고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첫 번째 올림픽으로 대내외 위상을 높이기로 했다.

 베이징올림픽의 IT 운영과 관리를 총괄하는 프랑스 ‘아토스 오리진’은 전산 인프라에 대한 최종 점검을 끝마쳤다고 C넷이 전했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대회 TV중계, 그래픽 화면의 시뮬레이션 통합 시험소, 기술 운영 센터 등 핵심 IT시설의 기본 인프라 점검을 마무리한 상태다. 아토스 오리진 길리엄 후아드 마케팅 책임자는 C넷과 인터뷰에서 “대회 조직위와 함께 각종 IT시스템에 대한 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올림픽 특성상 매순간에 ‘다시’란 없는 만큼 막바지 작업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글로벌 업체도 발 벗고 나섰다. 중국 PC 산업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레노버는 유일한 올림픽 IT 스폰서로 올림픽 진행과 관련한 IT시스템 전반을 새로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줬다. 스와치는 0.001초 차이까지 판독해내는 디지털 정밀 영상 기술을 제공한다. 파나소닉과 소니는 각종 경기를 녹화하고 디지털화하는 기술로 베이징올림픽을 ‘디지털 올림픽’으로 바꾸는 데 주효한 역할을 맡았다. 삼성과 LG전자의 역할도 빼 놓을 수 없다. 앞선 모바일과 디지털 가전 기술력을 이번 올림픽에서 십분 발휘한다는 계획이다. 모토로라는 대표 스타디움의 하나인 ‘난징 올림픽 체육센터’와 주변을 무선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디지털 종합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번 올림픽 경기에 투입되는 IT 전담 인원은 총 3500명. 이들은 1만대의 PC와 1000대 서버를 운용한다. 이에 앞서 레노버는 PC 1만4000대를 포함한 각종 주변 장비 5만대를 공급했다. 이는 역대 어느 올림픽에 뒤지지 않는 규모다. 중국 정부가 베이징올림픽을 ‘과학기술 올림픽’이라고 자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8월 올림픽 사무소 개소에 맞춰 올림픽 마케팅을 시작했다. 모든 마케팅은 베이징올림픽 준비위원회를 통해 진행 중이다. 지난해 4월에는 베이징에서 IOC와 2016년 올림픽까지 후원하는 ‘TOP VII-VIII’ 장기 후원 계약을 했다. 삼성은 지난해 6월 ‘베이징올림픽 캠페인 발표회’를 열고 올림픽 홍보 대사 ‘리우슈안’을 최초로 소개했고 올림픽 통합디자인 시스템, 올림픽 기념폰도 공개했다.

 올림픽을 1년 앞둔 지난해 8월 8일에는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고 임직원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 결의를 다짐하는 의미로 중국삼성 모든 임직원이 ‘올림픽 홍보대사’가 되겠다는 선언을 했다. 삼성은 또 베이징올림픽 성공을 기원하고 올림픽 열기를 중국 전역에 확산하기 위해 베이징·홍콩·상하이 등서 이색 올림픽 이벤트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에는 더욱 다양한 올림픽 로드쇼 등을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전략 도시에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또 중국삼성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백내장 환자 개안수술 프로젝트인 ‘애지광행동(愛之光行動)’, 청각장애인을 위한 ‘도우미犬 기증’과 같은 사회공익 활동을 통해 ‘중국 국민에게 사랑받고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삼성’을 실천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

LG전자는 프레(Pre) 올림픽, 프리미엄 마케팅, 포스트(Post) 올림픽 등 3개 의제를 설정해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프레 올림픽이다. 2001년 4월 ‘LG,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치 대장정’이라는 행사를 기획, 2008 베이징올림픽 유치를 적극 지원했다. 2004년에는 중국 국가대표 탁구팀을 후원해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으로 공식 스폰서가 아닌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전개했다.

 프리미엄 마케팅은 미래 성장엔진인 단말기와 IT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중국 시장을 견인해 온 가전을 프리미엄 사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해 수익성을 높여 간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연간 3000만대 규모로 추산하는 중국 TV 시장에서 현지 기업화를 근간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휴대폰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액션 스포츠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펼쳐 고급형 프리미엄 브랜드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포스트 올림픽 전략도 이번 베이징 마케팅에서 빼 놓을 수 없다. LG전자는 중국에서 생산을 비롯한 마케팅, 인재 양성, 연구 개발에 이르는 ‘4대 현지화’와 집중화·전문화를 통해 사업 모델 차별화를 바탕으로 철저히 중국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레노버 인터뷰

  중국 토종 기업으로 베이징올림픽을 전방위에서 후원하는 IT기업이 ‘레노버’ 그룹이다. 레노버는 이번 올림픽을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레노버의 성공적인 올림픽 마케팅을 앞에서 지휘하는 레노버의 ‘올림픽 사령관’을 만나봤다. 레노버 디온 와이즐러(Dion Weisler) 부사장은 레노버에서 올림픽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으며 남아시아 본부장도 겸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레노버에 올림픽의 의미는.

▲레노버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후원하는 12개 글로벌 파트너 중 하나다. 올림픽 경기를 위해 노트북PC와 데스크톱PC·서버·모니터·프린터 등 컴퓨팅 장비를 제공한다. 또 올림픽 ‘성화 리플레이(Olympic Torch Reply)’도 후원한다.

-올림픽 기대 효과는.

▲레노버는 혁신 제품과 기술이 필요한 종목을 선택해 후원한다. 모두 스포츠 마케팅의 일환이다. 이번 올림픽은 레노버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글로벌 무대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행사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레노버의 컴퓨팅 기기가 지대한 역할을 할 것이다.

-장비 지원 규모는.

▲PC 1만4000개 이상을 제공한다. 각 시스템은 컴퓨터·디스플레이·키보드 등을 포함해 이를 합치면 대략 수가 5만개에 달한다. 레노버는 처음부터 전체 장비를 구축하고 베이징올림픽에서 요구하는 특이 사항을 맞추는 형태로 진행했다. 올림픽위원회는 참가자 데이터 수집과 저장에서 점수 표시와 모든 위원회 활동까지 모든 부분에 레노버의 손길이 미치고 있다. 이들 시스템은 문자 그대로 하룻밤 사이에 가동된다. 달리 말해 최고로 복잡한 시스템이 첫날부터 작동한다. 이를 통해 레노버의 기술력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림픽 파트너의 경제적 가치는.

▲올림픽 파트너로 실제 투자 금액은 밝힐 수 없다. 올림픽 후원이 지역 브랜드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는 발판이므로 후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최고 글로벌 파트너로 레노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의미 있는 활동이므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