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인터넷업계는 ‘생존경쟁’에 휩싸일 전망이다. 3G와 유무선, 통신방송 융합시장을 놓고 사업자간 격돌하고, 인수및합병(M&A)로 인한 통신업계 재편까지 통신방송업계는 자칫 삐끗하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 인터넷업계도 통신시장과 결합하면서 업체간 미래 주도권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통신분야 최대 관심사는 KT그룹과 SK그룹이 펼칠 한판 대결이다.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로 유무선 경계은 물론 방송과 통신의 경계까지 허물어지면서 전방위적으로 대치한 두 통신 공룡간 기세 싸움이 올해 내내 이뤄질 전망이다. LG통신 그룹이 그 틈바구니에서 얼마나 선전할지도 관심사다.
이동통신 시장에는 3G 시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슈다. 지난해 KTF와 SK텔레콤을 합쳐 530만명을 넘은 3G WCDMA 가입자가 올해 15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LG텔레콤 역시 기존 CDMA 망을 개선한 리비전A 서비스로 3G 시장에서의 WCDMA 쏠림을 막는데 집중한다는 목표다. 와이브로와 DMB는 ‘시장 활성화’가 화두다.지난해 각종 국제기구에서 세계 표준으로 선정된 기쁨을 뒤로하고 이젠 시장성을 보여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법적 제도적으로 통신시장은 ‘규제’ 일변도를 탈피해 ‘무한경쟁’ 환경이 된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예정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재판매 사업자는 점유율을 신경 쓰지 않고 가입자를 모집할 수 있다. 또 휴대전화 보조금 규제도 사라지는 등 다양한 시장경쟁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네트워크장비분야에선 IPTV 등 신규 통신 특수와 기업 커뮤니케이션통합(UC) 시장을 놓고 업체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다.
IPTV의 등장에 따라 이뤄질 통신업계와 케이블TV업계의 힘겨루기도 최대의 관심사다. KT와 하나로, LG데이콤 등 통신업계는 IPTV로 최대한의 수익을 창출한다는 방침이고 티브로드·씨앤앰·CJ케이블넷 등 케이블TV업계는 디지털케이블TV로 IPTV의 공세에 대응하는 한편 인터넷전화로 역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닥시스3.0으로 통신업계가 장악한 초고속인터넷 시장 잠식에 나선다. 막강한 자본력과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한 통신업계가 다소 유리하지만 생존력이 강한 케이블TV업계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TV의 1440만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가입자수를 300만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공시청설비(MATV)를 통한 공동수신 허용 논쟁은 디지털멀티모드서비스(MMS) 도입과 지상파 공영방송의 민영화 논쟁이 대신할 전망이다. 특히 공영방송 민영화는 방송계 전체를 뒤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사업포기설까지 나돈 지상파 및 위성DMB사업자들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지도 관심사다. 광고시장과 가입자 확대가 쉽지 않아 일부 사업자의 퇴출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터넷 시장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검색 포털 네이버의 독주를 누가 저지할 것이냐다. 지난해 다양한 시도를 해온 다음커뮤니케이션과 SK커뮤니케이션즈가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 글로벌 기업도 파상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NHN과 다음, SK컴즈, 판도라TV 등 토종업체들은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글로벌 성공 사례를 만들려 하며 일부 가시적인 성과도 기대됐다.
막대한 인프라와 콘텐츠 구입 비용에 시달리는 동영상UCC업계는 새해에도 수익 모델 찾기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