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세계 IT 경기 전체 기조는 ‘먹구름’으로 요약할 수 있다. 품목별로도 음지와 양지가 엇갈린다. 디지털TV 같은 디스플레이 품목은 강세를 보이지만 반도체는 여전히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휴대폰은 인도·중국 등 신흥 시장이 그나마 수요를 떠받치면서 지난해 수준은 이어갈 전망이다.
먼저 세계 IT시장 전망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이 IT업계를 짓누르는 형국이다. 삼성경제연구원은 세계 IT 성장세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못미친다고 내다봤다. 관건은 최대 시장인 미국. 서브 프라임 여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면 소비가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 IMF는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가 지난해 수준인 5.2%에 그친다고 내다봤다. 이마저도 10%대를 넘는 중국·인도와 같은 신흥 경제 강국의 다소 기형적인 성장 때문이다. 미국(2.8%), 유럽(2.5%), 일본(2.0%) 등 주요 선진국은 2%대에 그칠 전망이다.
세계 IT 경기도 예외일 수 없다. 가트너는 새해 세계 IT 부문 투자 규모가 5.5% 상승한 3조3000억달러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8%보다 줄어든 수치다. 가트너는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에서 IT 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며 최소 성장을 반영한 예산 계획과 경기 불황을 감안한 비용 절감 계획을 동시에 준비하라고 권고했다.
품목 중에서 올해 최대 효자 아이템은 디지털TV. 디스플레이 분야는 올해 베이징올림픽과 맞물려 ‘특수’를 낙관하고 있다.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LCD TV는 지난해 중반 이후 고공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LCD 업체가 공격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이런 수요는 2009년 초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국내 디스플레이 수출액도 지난해 221억달러에서 올해 273억달러로 24%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휴대폰은 성숙기로 접어들었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2006년 21.3%였던 휴대폰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14.5%로 떨어졌고 새해는 9%까지 하락한다고 예측했다. 다만 최근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신흥 시장 비중은 갈수록 커진다고 덧붙였다. 성숙기에 접어든 휴대폰 시장은 음성에서 동영상 폰 위주로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미니PC 역할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숨통을 터줄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내 업체의 주력인 메모리의 경우 D램 가격이 지난해 말, 연초에 비해 15% 수준으로 떨어질 정도로 하락세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요 업체가 경쟁적으로 증산에 나서면서 당분간 가격 태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서플라이는 실제 올해 반도체 매출 전망을 크게 낮췄다. 올해 매출이 2910억달러로, 지난해 2700억달러보다 7.5% 상승한다고 예측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9월에는 올해 반도체 매출이 9.3% 증가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특히 올 상반기를 최대 고비로 꼽았다. 상반기는 지난해 하반기 매출 1359억달러보다 4.5% 줄어든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부터 기존 200㎜ 웨이퍼 라인을 퇴출시키거나 비메모리 등 다른 라인으로 대체하는 여파로 가격이 다소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E타임스는 올해 주목해야 할 IT부문 10대 기술로 가상화·SaaS·리눅스 등을 꼽은 바 있다.
<글로벌팀>
◆2008년 떠오를 10대 품목
1. 가상화
2. SaaS(소프트웨어 서비스)
3. 무선 랜 802.11n
4. 통합 커뮤니케이션(UC)
5. 비디오 콘퍼런스 시스템
6. 나노 기술
7. 디듀플리케이션(데이터 마이닝)
8. 리눅스
9. 차세대 디스플레이
10. 대형 프린터
<자료:EE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