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디지털 대운하에 미래를 싣자

 경제를 살리겠다는 새로운 정부와 함께 시작하는 5년으로 2008년의 날이 밝았다. 바닥에 떨어진 체감 경기가 향상될 거라는 기대에 많은 국민이 흥분하고 있고 적잖은 사람이 과거를 접고 새로운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 부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새 정부가 한반도 대운하와 같은 아날로그 중심의 정책을 제시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가 오히려 뒷걸음질 칠 것이라는 일부 우려가 있지만 명확하게 시대의 흐름을 읽는 지도자라면 미래를 선도할 첨단산업인 IT와 전통 산업이 적절하게 융합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현실 경제를 위해서 한반도 대운하를 건설하듯이 미래 경제를 위해서는 한반도 디지털 대운하사업을 추진해 현재와 미래의 경제 모두가 한꺼번에 살아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한반도 디지털 대운하는 언제 어디에서나 IT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정보 유통의 길을 우리나라 곳곳에 건설하는 것이다. 이를 통한 디지털 상품의 원활한 유통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경기를 활성화함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경쟁력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디지털 대운하사업은 IT 인프라와 기술의 업그레이드에서 시작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IT 인프라는 세계 최고임을 자랑해 왔으나 이제는 미국이나 일본이 광통신을 기본 인프라로 해 한국을 앞지르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또 IPTV가 입법화돼 2008년에는 대대적인 서비스에 들어가려고 준비하고 있으나 현재의 IT 인프라는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일정 서비스 수준이 보장된 상태에서 공급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유선 IT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투자는 필연적이며 새로운 경쟁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무선 인터넷 또한 지속적으로 진화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미 세계의 무선 인터넷은 단순 전화의 시대를 지나 무선 멀티미디어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으며 와이브로나 DMB와 같은 고급 통신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3G 후반기와 4G로 진화하는 무선 인터넷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기술 개발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유무선 IT 인프라와 기술의 업그레이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고도화된 유무선 IT 인프라, 즉 디지털 대운하로 운송되는 디지털 상품의 개발과 시장 형성 또한 경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다. 한반도 대운하를 건설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원활한 물류의 유통이듯이 디지털 대운하의 궁극적인 목적도 디지털 상품의 원활한 유통일 것이다.

 그러나 막상 유통될 상품이 부족하다면 혹은 유통된 상품을 소화시킬 시장이 없다면 대운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것이다. 따라서 유통될 수 있는 상품 개발과 시장 형성은 대운하의 건설 이상으로 중요한 목표가 돼야 한다.

 아직은 너무도 빈약한 우리나라의 콘텐츠가 금융·미디어·문화·전통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자유스럽게 개발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일자리 창출로 고민하는 새 정부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장려함으로써 고급 일자리 창출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운하에서의 사고에 의한 환경 피해를 우려하듯이 디지털 대운하도 역기능 방지를 위한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 해킹·스팸·인터넷 폭력과 같은 단순 피해부터 개인정보 유출이나 인터넷 사기 등 인터넷 범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황에 대비하지 않으면 한반도 대운하에서 환경문제를 걱정하는 것보다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IT의 역기능은 경제 발전을 직접적으로 저해하고 국가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한반도 대운하가 그러하듯이 한반도 디지털 대운하 역시 미래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아 시행해야 할 당면과제다. IT 강국이라 불리기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현재의 모습이 한반도 디지털 대운하 건설을 통해 새롭게 변모되기를 바란다. 한반도 디지털 대운하와 한반도 대운하가 함께 건설된다면 이는 첨단과 전통이 만나는 지점에서 꽃을 피우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명사가 될 것이다.

◆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tmchung@ece.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