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무료콘텐츠 점차 유료 전환

  ‘IPTV에선 ‘무한도전’이 유료!’

하나로텔레콤 등 IPTV서비스 업체들이 기존 무료로 제공하던 방송 콘텐츠를 점차 유료로 전환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경우 월 정액 수신료 이외 별도 비용을 받지 않았지만 ‘다운로드 당 과금(PPV)’ 방식으로 계약 조건을 점점 바꾸고 있는 것. 이는 경쟁매체의 등장으로 광고수입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는 방송사의 계약조건 때문이다. 이로 인한 IPTV 가입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서비스 활성화에 역풍이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이 제공하는 프리IPTV서비스 ‘하나TV’는 지난 1일부터 MBC 방송 콘텐츠를 건당 500원씩 유료화했다. 기존 지상파 프로그램의 경우 방송 12시간 후 업데이트돼 무료 시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바뀐 요금체제에서 홀드백(실시간 방송 후 VOD 형태로 제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7일까지 늘림으로써 방송 후 일주일 이내 시청하기 위해선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현재 재계약 협상중에 있는 KBS 등 다른 방송사에서도 PPV 요금체계를 요구하고 있어 조만간 모든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돈을 내고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최신영화·미국 드라마 등 인기콘텐츠의 경우 80% 이상이 700∼1800원까지 유료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는 IPTV가 통신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을 우려한 지상파 방송사들이 특별한 계약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은 IPTV콘텐츠의 핵심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IPTV라는 경쟁매체 등장으로 광고 등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측면도 반영돼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오는 4월부터 시작될 KT와의 재계약 협상에서도 하나로텔레콤과 같은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케이블TV방송 시청자들을 상대로 가입자 유치활동을 벌여야 하는 IPTV업계에 커다란 위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케이블TV방송의 경우 디지털케이블TV가 점차 확대되면서 공격적으로 VOD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TV를 시청하고 있는 이정은(26)씨는 “지상파 방송을 보는 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IPTV서비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면서 “오히려 케이블TV를 보면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PC를 통해 다운로드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비스 사업자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올해 가입자 140만을 목표로 잡고 있지만 유료 서비스가 늘어날 경우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하지만 지상파 프로그램 없이는 서비스가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과금액의 일정 부분을 포인트 등을 통해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등 고객 이탈을 막을 방법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