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재판매 그룹 내부 경쟁 치열

‘이동전화 재판매’를 둘러싸고 SK 통신 진영 내 눈치보기가 치열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 관계사들은 이동전화 재판매 관련 전기통신사업법이 국회 통과와 시행령 및 고시 제정 등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재판매가 새해 경영 전략을 좌우하는 카드로 보고 사업 현실화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SK 내부에서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재판매 사업의 유력 후보는 SK네트웍스였다. 이미 단말기 유통 사업을 벌이고 있는 SK네트웍스는 전반적인 유통사업 확대와 강화 차원에서 재판매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TU미디어나 하나로텔레콤 등도 후보로 가세하면서 SK 내부에서 이 사업을 어떻게 조율할 지가 새롭게 주목받게 됐다.

TU미디어의 경우 적자에서 허덕이는 DMB 사업을 보조하는 차원에서 가능성이 제기됐다. SK텔레콤이 출시한 결합상품 중 그나마 인기를 얻으며 90% 이상의 판매를 차지하고 있는 상품은 TU미디어와 이동전화를 묶은 ‘TU팩’이다.

이 제품은 그러나 SK텔레콤이 주도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TU미디어 입장에서는 가입자 확보나 매출 확대 측면에서 효과가 미진하다는 분석이다. TU미디어는 아예 재판매 사업을 맡고, 자체 결합상품 출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영업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안으로 활용할만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SK로 간판을 새롭게 달게 될 하나로텔레콤 역시 유·무선 결합상품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고려할 때 재판매 사업자로서 충분히 역할을 수행할 만 하다.

SK텔링크와 업무적으로 공조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인터넷전화·IPTV 등과 상품을 구성해 도전해 볼만하다는 것이다. 하나로텔레콤은 SK텔레콤으로 인수 이전에도 KTF에 재판매 협력을 요청했다.

각사의 이런 구상은 아직은 ‘김칫국을 마시는’ 형국이다. 하지만 양사 모두 SK텔레콤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SK네트웍스를 좌지우지하기 힘든 반면 자회사에 대한 관리가 수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SK네트웍스보다는 자회사와 사업 연계가 시너지 효과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라며 “그러나 관계사에 재판매를 허용하는 것을 정부나 경쟁사가 어떻게 받아들일 지도 변수라 모든 사안은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