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CES, IT산업 새로운 도약 계기 삼아야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전시회인 CES가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지난 1967년 뉴욕에서 처음으로 행사가 열린 후 올해로 41번째를 맞는 이번 ‘CES 2008’에는 글로벌 IT기업이 총출동해 첨단 기술의 대향연을 펼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대거 참여해 세계 각국에서 온 참관객을 대상으로 IT코리아의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삼성·LG전자 등 국내 대기업은 이번 전시회에 울트라 풀HD를 지원하는 프리미엄급 평판TV를 비롯해 3차원TV·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선보인다. LG필립스LCD는 세계 최고 해상도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출품했으며 레인콤 등 중견업체도 혁신성이 돋보이는 신제품을 내놓는다. 이들 기업 외에도 지방의 중소·벤처기업이 공동으로 부스를 마련해 자사 제품 홍보에 나서는 등 CES에서 회사의 이미지도 높이고 첨단 제품을 소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기업이 오랜 시간 공들여 개발한 IT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데 CES만큼 좋은 무대가 없는만큼 한 치의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돋보이기 위해서는 CES와 같은 대형 전시회에서 기술적인 리더십과 창의성을 마음껏 펼치는 게 중요하다. 일본·중국·대만 등 경쟁 국가와 싸움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한국 상품이 갖고 있는 고품격(프리미엄) 이미지를 세계인에게 끊임없이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국내 기업이 확보하고 있는 기술적인 우위와 차별성을 항상 부각시켜 샌드위치 신세에 놓인 국내 IT기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국내 기업보다 기술력이 앞선 글로벌 IT기업의 창의성이나 디자인 능력을 벤치마킹해 차세대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중소·벤처 기업 편에선 판로개척이 시급할 수밖에 없다. 제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했더라도 구매자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이뤄지는 수출상담회나 제품 설명회에서 최대한 해외 협력처와의 제휴 폭을 확대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늘리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국내 기업이 이번 CES에서 국내 첨단 기술을 소개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IT산업의 큰 흐름을 읽는 것이다. CES 기간에 열리는 IT업계 주요 인사의 기조발언이나 콘퍼런스에서 제시되는 기술적인 경향은 IT산업의 큰 줄기를 파악하는 데 매우 긴요하다. 기술적인 큰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채 제품을 개발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나침반 없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CES가 열리는 전시장은 수많은 인파로 붐빌 것이다. 그들에게 압도당하지 않고 올 한 해 IT산업을 주도할 기술적인 트렌드가 무엇인지 하나라도 놓치지 말고 주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