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동통신 시장에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 있었다. 바로 3세대(3G) 이동통신으로 대변되는 HSDPA의 전국망 서비스 개시다. 서비스 초기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킬러앱이 없다”, “화상통화는 소구 대상이 될 수 없다” 등의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3G 서비스는 이제 이통시장의 핵심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올해 역시 3G는 이동통신 시장에 핵심 이슈로 등극할 전망이다. 이제 3G는 더 이상 “성공이냐? 실패냐?”가 아닌 “얼마나 성장하고 누가 시장을 이끌 것이냐?”가 관심의 초점이 될 듯하다.
올해 예상되는 3G 시장의 화두는 HSUPA, USIM 잠금장치 해제, EVDO 리비전A 전국망 서비스, 시장 주도권 경쟁 등이다.
SK텔레콤과 KTF는 올해 1분기내로 HSUPA 서비스 개시와 함께 이를 구현하는 휴대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HSDPA가 다운로드 속도에 특화된 기술이라면 HSUPA는 다운로드와 함께 업로드 속도까지 향상된 기술이다. SK텔레콤과 KTF는 이 기술을 통해 향후 모바일 UCC 서비스를 시장에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USIM 잠금장치 해제는 휴대폰 유통구조에 일대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개통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USIM 칩의 탈부착 만으로 간단하게 단말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전자제품 매장과 같은 오픈마켓에서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으며, USIM 카드 교체를 통해 같은 단말기 내에서 이통사의 이동도 자유로워 진다. 하지만 USIM 개방은 아직 이통사 간의 호환문제나 보조금에 따른 의무약정제와 같은 논의가 남아있는 상태다.
EVDO 리비전A는 3G 통신 경쟁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변수다. LG텔레콤이 올해 1분기 내 전국망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기술은 SK텔레콤과 KTF가 진행하는 HSDPA와는 방식도 사용 주파수도 다르지만 구현 속도 면에서는 엄연히 3G 기술이다. 이는 다시 말해 LG텔레콤도 올해 1분기에 3G 이동통신 전국망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의미다.
현재 LG텔레콤이 구축한 리비전A는 전국 84개시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된다. 전국망 커버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LG텔레콤은 내년 상반기 동안 리비전A에 1500~2000억원 가량의 투자와 함께 풀브라우징 등 개방형 무선인터넷을 통해 공세를 퍼부을 계획이다. LG텔레콤이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가세함에 따라 올해 3G 이동통신 시장은 3각 구도를 이룰 전망이다.
이에 따라 “누가 과연 3G 시장을 선도할 것이냐?”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3G 시장의 주도권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KTF가 가장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초기 시장부터 ‘SHOW’ 브랜드 알리기에 매진해온 덕에 3G에서 만큼은 튼튼한 입지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T라이브’를 통해 확실한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 SK텔레콤이 가입자 증가면에서 KTF를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부터 급증세를 보이던 SK텔레콤의 월별 3G 가입자 증가수치는 9월부터 KTF의 증가수치 넘어서기 시작했다. 12월에도 SK텔레콤은 46만명을 모집해 KTF(43만명)을 앞질렀다. 현재 SK텔레콤은 240만명 KTF는 320만명의 3G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천만명이 넘는 가입자 기반이 있는 만큼 올해에는 3G 시장에서 역전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처럼 3G가 이통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아감에 따라 올해 3G 시장규모가 SK텔레콤 700만명, KTF 800만명 등 총 1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LG텔레콤의 리비전A까지 합치면 3G시장 규모는 적어도 1700~1800만명의 규모가 예상되고 있다. 이제 절반에 가까운 휴대폰 사용자들이 영상통화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