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시장주도형 IT 표준화

 요즘 ‘시장 친화적’이라는 말이 화두다. 정부 역시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규제 완화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신규 서비스를 활성화함으로써 투자를 유도하고 소비자 후생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이다. 이는 시장 기능을 이용해 소비자 후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경쟁정책을 도입하는 것으로 매우 긍정적이다. 특히 내년도 통신 시장은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와 쿼드러플플레이서비스(QPS) 등 다양한 결합상품 출시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증진될 전망이다.

 소비자 후생을 키울 이러한 시장 지향형 서비스 외에 IT강국 한국을 위해 또 하나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시장 주도형 IT 표준화’다. 정부 주도형 IT 표준화와 연구개발 정책은 대의적 차원에서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세계화와 개방화 시대에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민간기업의 의견을 중시해 이를 반영하는 시장친화적 IT 표준화 및 연구개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내 기술 표준의 국제표준화 및 국제표준화 기술의 빠른 입수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전략적 지원도 필요하다. 원천기술이 부족한 우리로서 기술정보를 빠르게 입수하기 위해서는 국제 표준화 기구나 기업 컨소시엄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만 한다. 정부가 제도적 뒷받침을 위해 노력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특히 국내 기술표준의 국제표준화는 특허처럼 IT에서 중요한 지식재산권을 초기 단계에서 보유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시장성이 불분명한 기술 개발에는 사업자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으나 향후 시장성이 보장되면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기술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특허는 기술적 우위를 지켜줄 뿐 아니라 관련 산업의 로열티 수입을 얻을 수 있고 국내 사업자가 해외시장을 선점, 제2, 제3의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는 초석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임형도 SK텔레콤 경영경제연구소 팀장 hdlim2000@sktele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