냅스터, 업계 최초 전곡 DRM 없이 판매

 냅스터가 업계 최초로 모든 음악을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없이 판매한다. 메이저 음반사들의 DRM프리 선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호 이해관계 때문에 아직 전곡을 DRM 없이 판매하는 서비스는 없어 냅스터의 도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냅스터가 2분기부터 모든 판매음악에서 DRM을 벗겨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냅스터는 메이저 음반사들과의 계약을 마무리 짓는 중이다.

이번에 DRM이 풀리는 것은 곡당 과금하는 다운로드형 서비스로 한 달에 9.95달러만 내고 그 기간 동안만 모든 음악을 듣는 월정액 임대형 서비스 ‘냅스터투고(Napster-to-Go)’에는 지금처럼 기간을 제한하는 DRM이 걸린다.

냅스터가 서비스 업계 최초로 ‘전곡 DRM프리’를 선언한 것은 애플 아이튠스뮤직스토어에 밀려 정체를 면치 못 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포석이다. 냅스터는 현재 마진이 적은 9.95달러 월정액 회원만 75만명 확보하고 있을 뿐 곡당 99센트를 내고 다운로드를 하는 사용자는 거의 없다.

전세계적으로 1억대가 넘게 팔린 애플 아이팟에서 MS DRM이 장착된 냅스터의 디지털음악을 들을 수 없는 게 침체의 가장 큰 이유라고 판단해 DRM을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냅스터의 의도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음반사와의 협의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이 EMI의 음원만을 DRM 없이 팔고 아마존은 유니버설뮤직과 워너뮤직의 음악만 DRM프리로 제공중일 정도로 서비스 업체와 음악 저작권업체 사이에는 첨예한 이해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5년 몇몇 서비스 업체가 충분한 협의 없이 DRM을 풀었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다. 희망적인 대목은 메이저 음반사들이 DRM 해체로 방향을 잡은 후 애플의 독주를 막을 대항마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크리스 고록 냅스터 CEO는 “우리는 약 1년 전 DRM 없는 MP3 시대가 올 것임을 예견했다”며 “드디어 많은 음악업계가 이를 지원하고 나선 만큼 이번 시도가 디지털음악 시장 성장이라는 성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