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투표에 대한 조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에스토니아가 2005년 10월 무선 인터넷을 통한 지방선거 이후 현재 공직선거에서 전자투표 제도가 확산돼 미국, 벨기에, 스위스, 영국, 호주 등 20여 개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베테랑 해커 그룹인 카오스컴퓨터클럽이 오는 27일에 치뤄지는 독일 지방 선거에서 전자투표에 반대투쟁을 벌이겠다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고 영국 더레지스터가 9일 보도했다.
카오스컴퓨터클럽은 컴퓨터 투표(NEDAP)시스템이 위험에 노출돼 있어 투개표 시 조작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독일 헤세주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고 전자투표의 일시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법원은 헤세 주 정부가 전자투표 보안 기술에 대한 어떤 전문적 지식과 투명성 보장이 있는지 증명할 수 없는 한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해커들은 이미 4만5000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확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은 부시와 고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친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전자개표의 문제점으로 수작업 재개표를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시행착오 후 미국은 2002년 전자투표 방식을 개선하고자 투표개선법(HAVA)을 발효했다. 이 법은 2010년까지 미국 각 주의 선거시스템에 전자기기 도입 등 투표제도 선진화를 의무화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2006년 10월 해커들이 전자투표 기록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시연을 통해 증명해 보여 법원이 전자투표 금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위스는 2008년 전자투표 실시를 추진하고 있다.
이동인기자@전자신문, d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