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이통사인 KTF와 LG텔레콤이 각각 마케팅 출신 임원을 영업 일선에 전진 배치, 이통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한바탕 회오리가 불 전망이다.
KTF는 작년 연말 인사에서 ‘쇼(show)’ 마케팅을 진두지휘한 남규택 전무를 수도권마케팅본부장으로 발령했다. LG텔레콤도 그간 마케팅을 책임져온 윤준원 상무를 제1영업부문장으로 배치했다.
두 임원이 맡게 된 지역은 각사 가입자의 70∼80%를 차지하는 핵심 중 핵심이다. 공교롭게도 작년 양사 마케팅을 이끌어온 핵심 임원이 나란히 가장 중요한 영업 일선을 책임지게 된 것.
‘자금을 푼 만큼 거두는’ 이동통신 시장 특성상 마케팅은 광고나 이벤트와 같은 간접적인 영업 지원 외에도 단말기 보조금 지급 규모나 시기, 방법 등을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영업은 이와 비교하면 실행 조직으로 매일 ‘숫자’ 싸움을 직접 수행해야한다.
이 같은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 마케팅 출신 임원의 영업 배치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력 관리나 공과에 따른 인사 배치 등 개인적 사유는 차치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마케팅 수장 출신들이 영업으로 간 셈이니 본사의 마케팅 전략을 영업실적으로 이어지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만 하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본사에서 세운 마케팅 전략의 실효성 여부에 대한 영업현장의 목소리를 피드백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본사 정책과 영업 현실의 괴리감이 이들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이에 대한 현실적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일반적인 현상 외에 지난 한해 이동통신 시장 싸움이 1, 2위 사업자 간 그리고 2, 3위 간 분리돼 전개됐다는 점에서도 양사의 임원 배치는 주목할 만 하다.
작년 이통 시장 최대 화두는 3세대(G) 서비스로 경쟁은 KTF와 SK텔레콤 간에 벌어졌다. 그러나 이 틈에서 2세대(G) 가입자를 뺏자는 LG텔레콤의 전략이 일부 맞아떨어졌다. LG텔레콤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고, KTF는 ‘쇼 역풍’을 맞아야 했다.
KTF로서는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쇼’ 전략을 올해는 제대로 풀어야 한다. 그렇다고 LG텔레콤이 여유있는 건 아니다. 시장 이슈는 이미 3G로 넘어갔는데, 1분기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리비전A’의 사업성을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 또, KTF가 지난해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리 없어 방심할 수 없다.
3월 말을 기점으로 보조금이 전면 자유화된다. 숫자를 채워야하는 영업의 목소리가 마케팅에 어떻게 반영될 지, 마케팅 전략을 영업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행할 지 양사의 한판 승부가 주목받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