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아직 제역할을 못하는 서비스가 있다. 바로 무선인터넷이다. 인터넷을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무선인터넷’이라는 용어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WiFi, 와이브로, HSDPA 등을 통해 인터넷에 직접 접속해 실제 웹을 볼 수 있는 무선인터넷이고 다른 하나는 휴대폰을 통해 네이트, 매직앤, 이지아이 등 WAP 페이지에 접속하는 폐쇄형 인터넷이다. 흥미로운 것은 두 서비스 모두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들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기나긴 터널을 지나 한줄기 빛을 볼 수 있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일반 무선인터넷의 경우 와이브로(KT, SKT), T로그인(SKT), 아이플러그(KTF) 등이 선보이면서 점차 일반 고객에게 다가서고 있다. 휴대폰 무선인터넷 역시 개방화 물결과 함께 풀브라우징이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 와이브로 시장 활성화의 원년
우선 휴대인터넷 부문에서는 와이브로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휴대인터넷 서비스에는 와이브로 이외에도 HSDPA망을 이용한 SK텔레콤의 T로그인 KTF의 아이플러그가 있긴 하지만 3G 휴대폰 부문에서 양 사업자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이 분야까지 신경 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황만 놓고 보더라도 SK텔레콤과 KTF는 휴대인터넷에 대한 마케팅을 상반기에만 진행했을 뿐 하반기부터는 3G 브랜드인 ‘T라이브’와 ‘SHOW’ 홍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KT의 와이브로 서비스는 지난해 4월 서비스를 본격화하기 시작하면서 고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초기에는 적은 커버리지와 단말기, 마케팅 부족으로 HSDPA 휴대인터넷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가입자 10만명을 넘어서며 가입자 부문에서도 T로그인(9만명)과 아이플러그(4만명)를 앞서고 있다.
KT는 올해 와이브로에 12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가입자 목표를 40만명 수준으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와이브로 서비스의 프로모션 기간을 올해 11월 말까지 8개월 더 연장했으며, 얼마 전에는 기존 핫존 서비스인 네스팟과 와이브로를 결합한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와이브로 가입자는 와이브로 서비스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네스팟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KT는 올해 안으로 현재 와이브로 기술의 다음버전인 와이브로 웨이브2를 선보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또 다른 와이브로 사업자인 SK텔레콤도 와이브로에 대한 활성화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SK텔레콤은 “와이브로는 HSDPA의 보완재다”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최근 와이브로 전담반을 편성하며 적극 대응 체제를 갖추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지금의 와이브로 핫존 지역을 점차 넓혀가는 한편, KT와 마찬가지로 웨이브2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와이브로가 시장 활성화의 기틀을 다지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3세대 이동통신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이후 많은 업체들이 와이브로 시장 진입을 고려하고 있어 향후 전망은 더욱 밝아지고 있다.
■ 휴대폰 인터넷의 패러다임 변화
휴대폰 인터넷에서도 풀브라우징의 등장으로 큰 변화의 물결이 일 전망이다. 풀브라우징은 휴대폰에서 실제 웹사이트를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로 그동안 이통사의 무선 포털에 접속하던 폐쇄적형 휴대폰 인터넷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이동통신3사는 올해 상반기 내로 풀브라우징을 지원하는 단말기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사실 풀브라우징은 그동안 이동통신 업계에서 논란이 되어 온 서비스다. 실제 웹을 휴대폰으로 서비스하는 만큼 지금까지 이통사들이 제공해 온 무선 포털 매출에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몇 몇 업계 관계자들은 이통사들이 과연 풀브라우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하지만 풀브라우징에 대한 이통사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휴대폰 무선인터넷 시장이 몇 년간 답보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풀브라우징을 통해 휴대폰 인터넷의 유입량이 많아지면 그만큼 데이터 매출 증가를 꾀할 수 있다는 것”. 한 이통사 관계자는 “벨소리, 모바일 게임 등 기존 휴대폰 관련 콘텐츠 매출은 그대로 이통사 무선포털에서 이루어 질 것”이라며 풀브라우징에 따른 시장잠식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결국 풀브라우징 서비스는 그동안 휴대폰 무선인터넷의 부진을 털고 데이터 매출 상승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도입되는 셈이다. 물론 현재 나와 있는 풀브라우징 솔루션은 ActiveX, 플래쉬 등을 완벽히 구동하지 못해 실제 적용된다 해도 완벽한 웹사이트 구현은 힘들 것으로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휴대폰 인터넷이 사용자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가는 그 첫 걸음이라는 데에 의의를 둘 수 있다. 이제 와이브로에 이어 휴대폰으로도 웹 서핑을 할 수 있는 시대고 오고 있는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