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간 협정에서 양자 체제로 바뀌고 있는 글로벌경제 체제에서, FTA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해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은 15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국IT리더스포럼 1월 정기 조찬회에서 ‘세계 통상환경 변화와 창조적 혁신 전략’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FTA는 필연이며 이 트렌드에 부응하는 게 오늘의 패러다임”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세계 통상 환경의 변화에 대해서 지역주의가 발달하고 있다며 그 예로 유럽연합(EU)을 들었다. 그는 EU가 이미 통화 및 사람에 대한 주권이 통일되고 있으며, 이미 단일 경제권으로는 미국을 뛰어넘는 세계 최대의 시장이라고 단언했다. EU의 무역규모는 9조4030억달러로 미국의 2조9580억달러의 4배에 이르며, 세계 수출 비중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동북아에서도 경제공동체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어 세계 경제가 EU, 동북아 3국,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삼각축을 중심으로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경제에서 한국은 ‘작지만 강한 나라’로 빠른 속도의 무역 신장을 보였으며, 여기에 IT산업이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1964년 처음 수출액 1억달러를 돌파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 현재 수출액은 3718억달러다.
우리 무역의 긍정적인 요소는 고속신장을 바탕으로 2007년 홍콩에 이어 세계 11위 무역국에 오른 것인 반면, 한계는 수출채산성이 나빠지고, 거대경제권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는 점 등으로 꼽았다.
이 회장은 이런 시점에서 FTA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무역 경쟁력 강화에 필수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경우 한·칠레 FTA에를 통해서는 자동차 수출이 4.2배 증가하고, 냉장고 수출이 35.6%나 증가하는 등 무역 증대 및 무역 전환효과가 있었다.
반면 한·멕시코 FTA를 미룸으로써 일·멕시코 FTA로 인한 기회 비용도 발생했다. 예를 들어 일본산 타이어는 무관세 혜택을 받아 2006년에 29%의 수출 증가를 기록한 반면, 한국산 타이어의 관세는 23%에서 45%로 인상돼 결국 수출이 중단됐다. 칠레가 한국에 이어 중국과 FTA를 하면서 자동세탁기, 진공청소기, 플라스틱 제품, 직물 등은 중국산이 한국산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양대체제로 가면서 “국가간 연합간 경쟁은 더욱 심화된다”며 “글로벌 경쟁 시대에 나가야 할 길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무한 경쟁 시대에서 한국이 나아갈 길은 글로벌 인재 양성, 과학 기술 혁신, 기업하기 좋은 사회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