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매출 1000억달러 돌파한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이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 회사는 어제 실적발표에서 2007년 연결(금융지분법 기준) 매출이 1034억달러(96조1000억원)를 기록, IBM을 따라잡고 지멘스·HP에 이어 세계 3대 종합 전기전자 업체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비록 환율하락의 도움이 있었지만 글로벌 경쟁이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이룬 것이어서 무척 값지다. 2006년 말 현재 매출 1000억달러가 넘는 기업은 시티그룹 등 금융권에서 11개, 자동차 업종에서는 도요타 등 5곳 정도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속해 있는 전기전자 업계에서는 독일 지멘스 외에 지난해 미국 HP가 처음으로 1000억달러 벽을 넘은 정도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IT기업인 IBM조차 몇 년째 1000억달러 고지에서 번번이 주저앉고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이건희 회장 취임 20년 만에 이 같은 업적을 달성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임을 다시 한번 대내외에 과시했다. 매출뿐 아니라 순익 면에서도 이 회사는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2006년 말 기준 삼성전자가 거둔 84억달러의 순익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달성한 119억달러와 IBM의 95억달러에 뒤 이은 전기전자 업체 중 세계 3위에 해당한다.

 삼성의 이번 1000억달러 돌파는 세계 곳곳에서 거두고 있는 휴대폰 판매 호조가 큰 힘이 됐다. 실제로 이 회사는 지난해 1억6100만대의 휴대폰을 팔아 전년 대비 42%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 성장률보다도 두 배 이상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판매량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 점유율도 덩달아 상승해 지난해 14.4%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수치를 3%포인트 정도 높였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5% 이상 많은 2억대 이상의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니 모토로라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올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터치스크린폰 같은 고가폰으로 선진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함은 물론이고 중저가폰으로 인도 같은 신흥시장 점유율을 좀더 높여야 할 것이다.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고 있는 삼성은 특검 등 안팎으로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영업이익도 그중 하나다. 비록 매출이 상승세라고 하지만 글로벌 경제이 극심해지면서 최근 몇 년간 수익성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영업이익이 6조원대 아래로 하락했다. 글로벌 경제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므로 당분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시황이 악화되고 있는 반도체 분야도 더욱 고차원적인 기술로 무장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이건희 회장이 “정신 차리지 않으면 5∼6년 후 아주 혼란스러운 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삼성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 서 있음을 잘 보여준다. 특검이라는 미증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이 이 어려움을 잘 헤치고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를 국민 모두는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