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무선 통신사업자 간 인수·합병설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이통사업자의 해외 사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 현지 사업자에 지분을 투자한 SK텔레콤은 ‘선택과 집중’ 형태로 중국 사업에 대한 정비를 준비해온 터라 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SK텔레콤과 KTF에 따르면 최근 외신에서 차이나유니콤의 CDMA 사업부문과 GSM 사업부문이 각각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넷콤으로 넘어간다는 보도와 관련, 사실 파악과 현지 사업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통신 시장의 지각변동은 오래 전부터 예상해온 일이지만 그 내용은 무성한 소문으로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두 사업자 모두 현재 추진하는 해외사업이 일정 정도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차이나유니콤에 지분을 투자해 2대 주주인 SK텔레콤의 사업이 가장 큰 변수다. 소문대로 차이나유니콤의 CDMA와 GSM 사업부문이 흩어질 경우, SK텔레콤의 사업 파트너 역시 바뀌게 된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투자한 분야가 CDMA 분야 인만큼 CDMA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차이나텔레콤으로 사업파트너가 바뀌는 것 이상 내용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런 변화에서 SK텔레콤의 선택은 다를 수 있다. 차이나유니콤에서는 SK텔레콤이 2대 주주지만, 차이나텔레콤에서 지분율이 동일하게 적용될 수 없다. 권한이 줄어들 경우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 지분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여기에 KT 진영도 변수다. 차이나모바일이 중국 톄퉁을 합병할 경우, 차이나모바일과 협력관계인 KTF로서는 부담이 덜 하다. 오히려 KT가 유선 및 초고속분야에서 차이나텔레콤과 업무협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KT와 SK텔레콤이 동일 사업자와 파트너 관계를 맺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KTF는 해외사업에서 KT와 더불어 공조를 강화할 계획이고, 3세대(G) 사업에서 차이나텔레콤과 협력도 하나의 카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칫 중국 3G 시장에서 국내 사업자가 동일 사업자와 협력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벌어질 수도 있다.
KTF 해외사업 관계자는 “북경 소식에서는 이 모든 것이 아직까지 설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할 듯 하다”며 “3G 사업 역시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어서 뭐라 말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SK텔레콤도 “중국 내 사정이 확정되기 전 뭐라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고 답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