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 인터넷의 왕좌는 누구?’
인텔과 퀄컴이 차세대 모바일 컴퓨터 시장을 놓고 격돌할 양상을 보이고 있다. 16일 더 레지스터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이 가능한 초소형 컴퓨터 시장이 열리면서 서로 경쟁 대상이 아니었던 인텔과 퀄컴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은 PC에서 모바일 기능을 덧붙인 플랫폼을, 퀄컴은 이동통신 기술에 컴퓨터 기능을 접합한 플랫폼을 각각 내세워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기 때문이다.
◇격돌의 ‘용사들’=최근에 공개된 인텔의 ‘멘로우(Menlow) 아키텍처’와 퀄컴의 ‘앵커리지’ 플랫폼이 그 주인공들이다. 일단 두 제품의 컨셉트가 비슷하다. 인텔은 언제 어디서나 들고다니며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MID)’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다. 폴 오텔리니 인텔 CEO는 “조만간 주머니 속 인터넷 시대가 열릴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기존 산업의 규칙이 모두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의 컨셉트도 ‘주머니에 넣어 다닐 수 있는 컴퓨터(Pocketable Computer)’다. 퀄컴 산자이 자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앞으로 주머니에 넣을 수 없다면 들고 다니지 말라”면서 주머니형 컴퓨터 앵커리지의 프로토 타입을 소개했다. 이 제품은 휴대폰이 아니다. 쿼티 자판이 제공되는 등 마치 PC와 같은 형태로 구동되며 유튜브 등 인터넷 사이트 접속도 자유롭다. 운용체계로는 윈도 모바일을 쓰며 HSDPA부터 GPS·와이파이·블루투스가 모두 지원된다.
◇플랫폼 속 반도체는=인텔이 2008년 3분기에 출시할 예정인 멘로우 플랫폼에는 최신 45나노 저전력 기술이 채용된 실버손(Silverthorne) 프로세서가 사용된다. 실버손은 현재 저전력 프로세서보다 전력 소모량이 10배 가량 적게 든다. 퀄컴의 앵커리지 플랫폼에는 아마존 e북 리더 ‘킨들’에 제공했던 프로세서 스냅드래곤(Snapdragon) 프로세서의 최신 시리즈 7201칩이 탑재될 예정이다. 1기가프로세서지만, 전력 소모량은 0.5와트에 불과하다는 것이 퀄컴 측의 주장이다.
◇인텔이 선수=인텔이 일단 선수를 쳤다. 인텔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2008에서 멘로우 플랫폼를 탑재한 LG전자, 레노버, 도시바, 아이고, 디지프렌즈의 MID(Mobile Internet Device) 제품을 먼저 공개했다. 퀄컴의 ‘포켓터블 컴퓨터’는 현재 삼성전자와 대만의 HTC가 최초 OEM으로 제품을 개발 중이며 연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퀄컴 측은 “인텔은 이전에 ‘X스케일 프로세서’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동통신 시장을 이해하지 못해 참패했었다”며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은 이동통신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텔 측은 “당시에는 기존 모바일 시장에 인텔이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모양새였지만, 이번에는 인텔이 MID라는 전체 컨셉트를 완전히 새롭게 창조했다”면서 “컴퓨팅 기술 위에 모바일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더 쉽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인텔 VS 퀄컴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
◇구분 = 인텔 = 퀄컴
1. 컨셉트= MID(Moblie Internet Device) = 주머니형 컴퓨터(Pocketable computer)
2. 코드명 = 멘로우 아키텍처(플랫폼명) = 앵커리지 (PC 코드명)
3. 프로세서 = 실버손 = 스냅드래곤
4. 제품 = LG전자·레노버·도시바·아이고·디지프렌즈 제품 개발 완료 = 삼성전자, HTC 첫 개발 착수 연말 출시
5. 잠재경쟁자 = 노키아가 T1 프로세서로 만드는 태블릿형 스마트폰 ‘N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