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인터넷TV 사업 진출

  인터넷 포털업체의 인터넷TV (IPTV) 사업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다음(대표 석종훈)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셀런과 IPTV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22일 이를 정식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NHN과 KTF가 KT와 손잡고 대형 콘텐츠 제공업체(CP)로 사업 방향을 잡은 데 이어 나온 맞불 성격이 짙다.

 이에 따라 다음은 컨소시엄을 통해 CP가 아닌 사실상 IPTV 사업자로 선언한 셈이며, KT· 하나로텔레콤 등 통신사업자 진영과 치열한 영역 다툼이 불가피하게 됐다.

 세 회사는 서울 중구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세부 사업 전략을 공개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는 다음 석종훈 대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유재성 대표, 셀런 김영민 대표와 해당 사업부 임원이 모두 참석한다. 다음 측은 “발표 전까지 세부 내용을 밝히기는 힘들지만 IPTV 사업에 대한 다음 컨소시엄의 전체 밑그림이 주요 내용”이라고 말했다.

◆뉴스의 눈

통신사업자가 주도하던 IPTV 시장에서 ‘다음’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다음과 손잡은 MS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S의 브랜드와 기술력을 따져 볼 때 다음이 가진 취약한 부분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컨소시엄에서 MS는 IPTV 플랫폼을 제공한다. 한국MS 측은 “IPTV 서비스를 위한 MS TV플랫폼을 다음 측에 제공할 계획”이라며 “윈도CE 기반으로 설계한 이 플랫폼은 이미 미국 AT&T, 스위스 스위스콤, 영국 BT 등에 사용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MS의 역할은 여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MS는 IPTV 사업에 상당한 공을 들여 왔다. 유독 한국 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번에 다음을 파트너로 잡으면서 국내 시장에서 기술 표준을 확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 하나의 변수는 ‘X박스’다. X박스는 IPTV용 셋톱박스로 얼마든지 활용이 가능하다. X박스를 셋톱박스로 활용할 때 가입자를 유치하거나 서비스를 확산할 때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음의 다른 파트너인 셀런의 노림수는 셋톱 박스 공급이다. 셀런은 셋톱박스와 IPTV 서비스를 묶은 패키지 상품을 공급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제휴로 셀런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이 크게 넓어졌다.

 셀론 입장에서도 X박스라는 변수가 있지만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는 해석이다. 일부에서는 IPTV 서비스 운영을 위해 ‘별도 법인’을 설립한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다음이 서비스를 총괄하겠지만 통신사업자에 비해 시장 지배력이 약해 아예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전문 사업자를 설립해 ‘분위기 몰이’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업 방향이야 어떻든 다음이 IPTV 서비스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IPTV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은 훨씬 뜨거워질 전망이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정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