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옌볜을 IT아웃소싱센터로

 ‘백두산에 오르면 한민족의 과거가 보이고 방천에서 동해를 보면 우리 민족의 미래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 방천은 중국 동북 3성(만주)의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시 동남쪽 끝자락에 있다. 이곳은 러시아 연해주의 아래쪽이며, 북측 나진선봉의 위쪽에 위치한 3국이 맞닿은 꼭짓점이다.

 옌볜조선족자치주는 지린성 동남부에 있는 옌볜지방(이전의 간도 지방)에 성립된 중국 내 유일한 조선족 집단 거주지다. 자치주 내 조선족은 81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지역은 동해가 러시아로 가로막혀 물류가 어려워 제조업이 발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중국의 타 지역에 비해 낙후돼 백두산 관광과 한국에서 노동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의 송금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옌볜자치주가 급속히 변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옌변을 한중IT협력지역으로 지정하고 각종 외국인투자 우대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도 소득이 늘면서 단순제조 산업에서 서비스산업의 수요가 늘고 있다. 이 서비스 시장에서 앞선 한국의 IT와 경험으로 중국대륙에 진출해야 한다. 이제 중국은 단순 노동력에 의한 생산기지가 아니다. 우리 미래경제를 위해 북측 인재와 함께 서비스 산업으로 진출할 때가 왔다. 앞으로 중국이야말로 좋은 일자리 창출 신대륙이 될 것이다.

 이미 선견지명이 있는 기업은 성공적으로 현지화를 진행하고 있다. 어느 IT기업은 10여년 전 현지에 진출해 초기에는 한국 모기업의 아웃소싱만 해왔으나, 지금은 200여명의 한족·조선족·북측 인재를 고용해 많은 매출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 기업은 본사 전산화업무, 중국 내 진출 한국기업 정보화지원, 일본 IT 용역업무, 중국정부 행정전산화 등 IT업무를 아웃소싱하고 있으며 앞으로 중국정부 정보화 업무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가 콜센터와 SW개발로 성공한 것은 미국과 같은 언어기 때문이다. 아일랜드도 초창기에는 미국과 유럽의 IT아웃소싱으로 강소국이 됐다. 중국 대련이 일본 아웃소싱 지역으로 된 것은 동북 3성이 일본어를 제2 외국어로 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한국어가 원활한 지역은 바로 옌볜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가 넘으면 아웃소싱 지역이 필요하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주변에 위치한 중국과 북측의 인재가 있어야 한다. 옌벤지역은 북측 인재도 원활하게 수급 가능한 지역이다. 또 두만강 건너 나진선봉 공업단지가 있으며 국경 도문시 건너에는 북측 남양시와 통행협정이 있으므로 북측의 유능한 인재를 데려와 기술개발을 할 수 있다.

 북측은 작년 수해로 식량이 부족하다고 한다. 올해에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북측이 굶주려 중국 동북공정 시나리오대로 북한이 동북4성으로 합류된다면 한국 정치인들은 역사의 죄인이 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그동안 논란이 된 퍼주기 식이 아닌 북측 스스로 땀 흘려 한국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개성·금강산 지역은 상징적이지만 두만강변은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특히 옌볜지역은 한국어가 통용되는 지역으로 서비스업 중 콜센터를 비롯해 북측 인재와 같이 개발할 수 있는 SW개발센터 등이 유력하다. 옌볜자치주는 통일과 경제적 진출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 한민족 스스로 민족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이 과정에서 남북의 경제적 통일이 완수된다. 옌볜지역을 중국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으면 남북 모두 좋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최성 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 sstar@n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