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날로그 이동통신서비스가 불과 한달 후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연방통신위원회(FCC)가 AT&T, 버라이즌, 올텔 등 통신사업자에게 아날로그 주파수 사용 중단을 통보한 시점이 다음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1983년 첫 서비스를 개시, 휴대폰 문명을 열었던 아날로그 이동통신은 오는 2월 18일 자정을 기해 사반세기의 수명을 끝마치게 된다.
22일 워싱턴포스트는 미 중부 시골마을 스털링의 주민인 제이 신케이비지의 일화를 소개하며 아날로그 통신에 작별을 고하는 미국인들의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신케이비지는 자신의 첫 휴대폰이었던 구형 스타택을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한때 첨단기술 얼리어댑터들의 상징과도 같았던 스타택은 이제 최신 디지털 휴대폰에 밀려 골동품이 된 지 오래다. 그는 서비스가 끝나는 2월 18일 스타택의 전원을 다시 켜 몇몇 아날로그 가입자들과 마지막 통화를 할 계획이다. 신케이비지는 “우리가 동시에 전화를 걸면 옛날 전성기처럼 아날로그 통신망에 과부하가 걸릴 지도 모를 일”이라며 웃었다.
신케이비지처럼 도심에서 벗어난 외곽에 사는 가입자들은 여전히 아날로그 통신서비스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산간이나 사막과 같이 디지털 주파수 중계기가 설치되지 않은 고립지역에서는 아날로그가 유일한 통신 수단이기 때문. 휴대폰뿐 아니라 아날로그 이동통신망을 사용 중인 경비보안시스템도 서비스가 중단된다.
경보서비스 업체 ADT는 아날로그 망을 디지털로 교체하는데 가입자당 250달러를 받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의 텔레매틱스 서비스 ‘온스타(Onstar)’도 2005년 이전 출시 모델은 여전히 아날로그 망을 사용 중이다.
그러나, FCC와 통신사업자들은 아날로그 가입자들이 대부분 디지털로 전환한 상태여서 서비스가 종료되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업자 자체 집계에 따르면, 현재 미 전역에 걸쳐 아날로그 가입자들은 총 100만명 가량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전체 가입자의 1% 미만이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