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자신들이 보유한 IT와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지난 2002년 이후 중국·인도·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 등에서 IT 협력포럼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는 EU가 IT 선진국으로 분류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유사한 IT 협력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러한 포럼의 개최 목적은 전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에서 유럽연합의 IT 리더십을 확보하고 공동 기술 개발로 유럽 IT표준을 채택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나아가 신IT 개발에 따른 R&D 위험을 분산시키자는 뜻도 숨어 있다.
와이브로·DMB와 같은 우리나라 첨단 IT는 이제 막 국제사회에서 기술표준으로 선정되는 등 주목받고 있다. 얼마 되지 않은 기간 내에 급속히 일궈낸 IT 발전상이기에 우리나라의 관련 부문 사업 전략과 R&D 정책은 선진국에서 견제를, 개발도상국가에서 벤치마킹하는 대상이 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동의 최대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우리나라의 IT 발전을 벤치마킹하고자 방문단 파견을 검토 중이다. 후진국인 아프리카 각국에서도 IT 분야 협조를 잇따라 주문하고 있다.
이들을 최일선에서 접하다 보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선명하게 보인다. IT와 관련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은 물론이고 후진국의 움직임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우리나라만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앞선 IT를 확산시킬 수 있는 조직을 갖추고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던 시대는 지났다. 새로운 전략을 내놓고 세계를 이끌어 가야 하는 시점이다.
일관성 있고 장기적인 IT의 세계화가 추진된다면 새 정부의 국민소득 4만달러와 연평균 7% 경제성장 목표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상길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전략협력팀장 ansf@iita.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