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콘텐츠 저작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예고한 지상파방송 인터넷 자회사와 온라인서비스 제공업체가 대화를 통한 해결책 마련에 합의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BS인터넷과 iMBC, SBSi 등 지상파 방송 자회사 3사가 지난 17일 7개 온라인서비스 제공업체에 저작권 위반 행위 중지 및 협상을 통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이후 판도라TV와 야후코리아 등 모든 업체가 협상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양 진영 간 첫 갈등이 법적 소송이라는 최악의 파국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방송 콘텐츠 서비스 즉각 중단이라는 첨예한 사항을 놓고 양 진영의 이해가 크게 상반돼 최종 합의에는 적잖은 시간과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파 방송 인터넷자회사 “불법 서비스 즉각 중단하라”=지상파 자회사 3사는 이번 협상에서 최대 화두는 온라인서비스제공업체의 불법 콘텐츠 서비스 즉각 중단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비용 보상 등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SBSi 고위 관계자는 “지난 1년여간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유예기간을 두는 등 온라인서비스 제공업체가 자발적인 자정 기회를 갖도록 하는 한편 불법 서비스 중단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해 왔다”며 “더 이상 미룰 수도 늦출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불법 서비스 중단이 선행돼야 후속 주제를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상파 자회사 3사는 불법 서비스 중단 문제를 해결하고 콘텐츠 유통 및 수익 배분 등의 후속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온라인서비스 제공업체 “합리적인 유통·수익 구조 만들자”=판도라TV 등 7개 온라인서비스 제공업체는 지상파 자회사 3사가 요구한 저작권 침해 감시를 위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 구축 및 수익배분 구조 등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음란물 색출을 위해서라도 모니터링 체계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호의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또 수익배분과 관련해서도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판도라TV 고위 관계자는 “현재 방송사는 콘텐츠를 자사 사이트에서만 보도록 하고 있다”며 “지상파 방송 자회사가 온라인서비스 제공업체에 콘텐츠 유통 기회를 준다면 합의를 통해 합리적인 수익 구조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지상파방송 자회사 3사는 불법 서비스 즉각 중단을 강하게 요구하며 이미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소송장을 작성해 놨다며 온라인서비스 제공업체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7개 온라인서비스 제공업체가 이 같은 요구를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태도임을 감안하면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적 소송의 가능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방송사 3사 및 자회사 3사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NHN이 합의한 불법 저작물 삭제·저작권 전담 인력 배치·모니터링 인력 확충·저작권 보호를 위한 사전·사후 조치 등 ‘방송 콘텐츠 저작권 협약’이 이번 협상에서 준거로 작용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