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 대명사 `팜`, 쓸쓸한 말로

팜은 99달러 스마트폰 ‘센트로’를 내놓았지만, 떨어진 매출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팜은 99달러 스마트폰 ‘센트로’를 내놓았지만, 떨어진 매출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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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PDA 대명사로 불렸던 팜(palm)이 쓸쓸한 말로를 맞고 있다. 미국 전역 오프라인 매장을 대부분을 정리하는가 하면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한때 얼리어댑터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던 ‘손안의 PC - PDA 시대’가 마감되고 있는 것이다.

◇8개 중 7개 문닫아 = 팜의 구조조정은 ‘오프라인 매장 폐쇄’로 요약된다. 28일 블룸버그는 팜이 미국 전역의 8개 직영점 중 7개를 내달 중 문닫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나마 살려둔 1개 직영점도 팜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서니베일 직영점으로 매출 창출보다는 1세대 PDA 시장을 개척한 곳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 팜은 또 3개월 이내에 미국 공항에 입점해 있는 ‘에어포트 와이어리스/팜’ 26개 매장도 정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에어포트 와이어리스/팜’은 휴대폰 및 액세서리 전문 매장으로 97년 1호점을 열었다. 이에 앞서 팜은 지난해 12월 인력의 최소 10%를 정리하는 조치도 단행했다.

◇블랙베리에 밀리고 아이폰에 치이고= 통신 기능이 없는 PDA 시장은 스마트폰이 나타나면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팜은 지난해 3분기에도 전세계 PDA 시장 1위(32만대)를 지켰지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대 이상 줄었다. 팜 역시 스마트폰 업체로 변신을 꾀했지만, 리서치인모션(RIM)이 편리한 이메일 기능을 앞세운 스마트폰 ‘블랙베리’로 시장을 크게 잠식한 뒤였다. 블랙베리는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390만대를 출하했지만, 팜은 69만대에 내놓는 데 그쳤다. 지난해 6월 등장한 애플 아이폰도 분기당 200만대씩 팔아치우며 팜의 숨통을 옥죄었다. 현재 팜의 유일한 희망은 99달러 스마트폰 ‘센트로’. 이 제품은 큰 인기는 끌고 있지만 부품이 달려 물량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팜은 분기 연속 적자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 팜, 매각 준비중 = 이러한 팜의 구조조정 계획은 흑자 탈환 등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회사 매각을 위한 과정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팜이 지난해 지분 25%를 사모펀드인 엘리베이션파트너스에 이미 매각한 만큼, 매각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 가트너 마이크 킹 수석연구원은 “RIM의 ‘블랙베리’, 애플의 ‘아이폰’, HTC의 윈도모바일기기, 노키아의 스마트폰이 모두 팜보다 잘 팔린다”면서 “모토로라가 스마트폰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팜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모토로라도 최악의 국면에 있어 사실상 팜이 갈 만한 마땅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팜이 조만간 발표할 3분기(회계연도 기준) 매출도 3억1000만∼3억2000만 달러 수준으로 애널리스트 기대치보다 3000만∼4000만 달러 가량 낮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