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지식재산산업을 성장동력산업으로

[ET단상]지식재산산업을 성장동력산업으로

 농업경제→산업경제→지식경제로 세계경제가 역사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상식적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출범할 경제대통령 정부의 국가 성장동력 산업은 그 핵심 요체가 무엇인가. 한반도 대운하, 시장경제 활성화, 경제외교 강화, 시장경제 친화적 정부조직 개편 등은 언론을 통해서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공약이 이른바 ‘경제헌법’의 기조 위에 각종 경제법률의 역할처럼 그 기본 바탕이 분명하게 제시되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일부의 우려가 있다.

 분명 오늘이 두뇌사회, 두뇌경제 시대인 것만은 불변의 진리다. 우리 기업이 지난 5년간 미국의 퀄컴에 지급한 휴대폰 기술료가 자그마치 1조원 이상이다. 가령 어느 정도를 수출해야 1조원의 순이익을 낼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오늘날 경제성장 알맹이는 지식재산이 분명하다. 또 코카콜라의 이름값이 무려 696억달러(약 90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따져 보면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세계 공장으로 용트림을 하고 있는 중국에서 우리의 역할이 꼬리가 아니라 머리가 되는 길은 무엇일까. 특히 “과교흥국(科敎興國), 과기흥무(科技興貿)”를 국가성장 기본전략으로 삼고 있는 마당에 우리가 살길은 중국의 머리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 이웃 일본은 어떤가. 우리처럼 중국경제에 대응하기 위한 고민, 세계경제 변화에 순응하기 위한 고민 등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발전 좌표를 아예 ‘지적재산입국(知的財産立國)’으로 확실하게 설정하고 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은 우리의 시장경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다. 국가경영개발원 보고에 따르면 내국인의 특허획득은 2005년 기준으로 2만4984건이다. 이 수치는 세계 무역 10위를 앞지르는 세계 4위에 해당된다. 세계지적재산기구(WIPO)의 통계에 따르면 국제특허 출원 건수에서는 한국이 세계 7위에 올라 있다. 이 같은 지식시장경제의 밝은 면이 있는가 하면 어두운 면도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가령 한미 FTA가 실행되면 연구개발(R&D)에 취약한 한국의 제약산업은 붕괴 위기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더욱이 일본과 무역수지 역조는 그 핵심이 지식재산이다. 전체 무역수지 흑자는 계속 줄어들면서 반대로 일본 기술에 의한 대일무역수지 적자는 2005년 244억달러, 2006년 253억달러, 2007년에는 300억달러 내외로 그 폭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과거의 영토 식민지에서 이제는 지식재산 식민지로 전락할 위기에 있는 셈이다. 미국은 이미 1980년부터 지재권 1위의 국가 목표하에 외국 우수두뇌 영입을 위해 이민법까지 개정했다.

 민주경제정부의 기본 작업은 우리 국민이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주주 및 주인이 되는 국가경제를 만드는 일이다. 물론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기본틀로서, 특히 지식재산경제에 관한 한 정부는 기획관리 기능, 기업은 생산영업 기능, 대학은 R&D 기능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또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중국과 일본의 틈새에서 어부지리를 취하고 세계 경제강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 국가 경영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지식재산 잠재능력을 꽃피울 수 있는 국가 경영 전략의 기본은 무엇이어야 할까. 우선 정부는 지식재산 생산의 기획관리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그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 예를 들면, 산자부 산하 특허청을 범부처적 지재권청으로 개편, 모든 부처의 지재권을 총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전반적으로 지재권 친화적 정부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일본은 총리 산하에 국가지재권전략기획조직을 만들고 외교부는 지재권의 외교통상 업무를, 교육과학기술부는 지재권 R&D 업무를, 하물며 사법부조차 지재권 친화적 사법부로 개편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식재산 산업의 기본 바탕은 국민의 창의적 머리, 국민의 창의적 의식구조, 국가의 지식 문화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 국민 모두가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지식 생산자로서 새로운 국가성장산업의 주인공이 돼야 할 때다.

이상희 리인터내셔널 특허법률 고문 rheeshph@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