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자율인하 전망에 이통3사 `안도속 우려`

  새 정부 인수위원회(인수위)의 요금 인하 방침이 하루 이틀 내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후발 이동통신사들이 이후 시장에 미칠 영향을 두고 긴장된 표정이 역력하다.

인수위가 ‘업계 자율 인하 유도’에 초점이 맞춰진 일반적인 정책 발표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들은 다소 안도의 한숨을 쉬는 분위기지만, 한편으론 “오히려 이제부터 요금 인하 칼자루를 SK텔레콤이 잡게 됐다”며 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배수진 친 KTF·대책 없는 LGT=인수위 ‘가이드라인’을 지켜보던 이동통신업체 중 KTF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KTF는 지난 30일 청소년 및 복지 요금제 중 단문메시지(SMS) 요금을 인하했다. 기존 20원을 15원으로 인하하고, ‘알’ 단위 과금 단위도 10원에서 1원으로 인하한 것. KTF의 이런 행보는 사실상 ‘배수진’이다. KTF는 이번 요금 인하를 발표하면서 “할 거 다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나 LG텔레콤은 일단 인수위 방침을 지켜본다는 태도다. 특히 LG텔레콤은 3위 사업자로 요금이 타사보다 저렴했기 때문에 사실상 할 수 있는게 없다는 분위기다. 3월 리비전A 서비스 개시에 맞춰 데이터요금 등 전체 요금 체계를 바꿀 준비를 해온 터라 정부의 원칙과 위배 정도를 파악해 대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칼자루 쥔 SKT, 인하 폭·방식 따라 ‘일파만파’=후발 이동통신사들은 인수위보다 오히려 SK텔레콤의 행보에 긴장하고 있다. 특히, 항간에 도는 ‘망 내 할인 확대 및 장기고객 우대 정책’에 대해 후발사들은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KTF 분석에 따르면 1월 중순 기준으로 이통 3사 망내 할인 가입자 총 252만명 중 SK텔레콤의 가입자는 166만명으로 66%를 점유하고 있다. 망내 할인은 가입자 수가 많은 SK텔레콤에게 전적으로 유리한 요금 상품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KTF는 “가뜩이나 쏠림 현상으로 가입자가 고착화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며 “차라리 가입비를 현실화하는 방안이 낫다”고 말할 정도다.

SK텔레콤은 이런 후발사들의 우려에 대해 “망 내 할인 확대 등 몇 가지 사안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며 “일단 인수위 방침을 확인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