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게임 1세대,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인터넷과 게임 분야에서 성공 가도를 달렸던 창업자들이 여전히 각 분야에서 식지 않은 열정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코스닥 혹은 거래소에 입성하거나 대규모 인수 합병을 통해 이미 ‘성공 신화’를 쓴 인물이다. 이들이 벤처 창업에서 운영과 관리, 이어 코스닥 입성까지 ‘스타트 업’ 기업 경영으로 쌓았던 탄탄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앞장서 화제다.
이들 1세대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또 한 번의 ‘대박’ 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에서 쌓은 서비스와 노하우로 해외 시장을 뚫는 ‘해외파’와 기술과 시장 흐름을 정확하게 읽어 내 알짜 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파’가 그것이다.
◇해외는 넓고 할 일도 많다=이니시스를 코스닥에 입성시키고 국내 전자 결제 시장을 개척한 주역인 권도균 전 이니시스 사장. 지금 권 사장의 공식 직함은 이니시스·이니텍 이사회 의장이다. 의장이라는 다소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에서 보내고 있다.
한국에는 세 달에 한 번꼴로 방문해 사업 내용을 확인할 뿐이다. 권 의장은 미국 전자 결제 시장을 개척하고 국경을 뛰어넘는 공통의 전자 결제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 이해진 최고 전략 책임자(CSO)도 대부분 시간을 일본에서 보내고 있다. 네이버 한국 사업에서는 손을 뗀 그는 일본에서 ‘네이버 신화’ 재연을 위해 막바지 검색 개발과 사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해진 CSO와 함께 국내 대표 인터넷 1세대인 이재웅 사장도 지난해 9월 경영 후선으로 물러난 이후 미국 라이코스 사업을 기반으로 미국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밖에 국내 대표 게임 업체의 하나인 ‘엠게임’을 이끌었던 손승철 회장도 해외 사업에 ‘올인’한 상태다. 손 회장은 권이형 사장에게 국내 사업의 바통을 넘겨주고 엠게임 재팬을 통해 일본에서 한국 게임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 시장 진출도 전두에서 지휘하고 있다. 이 밖에 ‘싸이월드’로 인터넷 세상을 평정한 유현오 전 SK컴즈 사장도 미국 실리콘밸리 팰러 앨토에서 국내의 앞선 인터넷 서비스를 미국에서 서비스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알짜 벤처 찾아라=일부 창업자는 벤처기업 젖줄인 ‘엔젤’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이들은 풍부한 자금력과 기술·시장을 보는 혜안을 무기로 알짜배기 회사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인 넷마블을 창업한 방준혁 전 사장. 그는 게임 포털 ‘넷마블’을 반석에 올리며 대박 신화를 터뜨린 인물이다. 방준혁 사장은 인디스앤을 설립하고 하나로드림을 포함한 10여개 회사에 투자했다. 지난해 말 네이버를 떠난 김범수 전 사장도 엔젤 대열에 합류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아직 네이버의 이사회 멤버로 등록된 김범수 전 사장은 네이버 업무와 별도로 본격적인 엔젤 투자를 위해 따로 회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 포털과 검색으로 ‘대박’을 터뜨렸던 장병규 전 첫눈 사장도 온라인 게임을 비롯한 우량 벤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장 사장은 인터넷 초창기인 97년 나성균 사장과 함께 인터넷 포털 ‘네오위즈’를 창업했고 2005년 검색업체 첫눈을 설립했던 주역이다. 2006년 첫눈을 300억원에 네이버에 매각해 주목받았다. 장 사장은 지난 해 ‘리니지’ 게임 팀에 투자하는 등 새로운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