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교육환경 변화와 새 정부에 거는 기대

 교육의 근본 틀이 그동안 교육부 주도의 규제 중심 입시관리 정책에서 자율과 경쟁을 큰 축으로 하는 교육정책으로 바뀌고 있다. 사회의 모든 분야가 자유경쟁 체제를 근간으로 지속적으로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던 데 비해 교육 분야는 지나친 정부 규제와 보호 속에서 공교육이 자체적인 경쟁력을 잃어 급격하게 높아진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치를 맞추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를 대신 충족해 줄 수 있는 사교육과 해외로 눈을 돌렸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 새 정부가 교육현장에 자율권을 주고 다양한 교육 서비스가 공교육 내에서 싹을 틔우고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려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동안 교육을 지탱해온 근본 정책의 틀이 바뀜에 따라 교육 현장에서나 이를 바라보는 학생·학부모가 겪는 혼란과 걱정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특히 영어교육 분야에서의 변화와 고교 다양화 정책을 놓고 많은 학부모가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고교 영어 수업을 모두 영어로 하는 영어 몰입교육의 도입은 많은 학부모가 또다시 영어 회화수업을 사교육으로 대비해야 하는 것인지 걱정하게 한다. 그리고 35년간 지속돼오던 고교 평준화의 틀이 조금씩 깨지고 다양한 고등학교를 설립 또는 전환하게 되면 다시 고교입시를 통한 과열 경쟁과 이로 인한 사교육의 증대가 걱정된다고 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 같은 급격한 교육환경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e러닝을 통해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도 변화된 환경에 맞춰 어떤 서비스를 해야만 하는 것이 더 나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e러닝은 10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어려운 환경에서도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규모나 환경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이러닝산업발전법’이 산자부 주관으로 통과돼 실행됐지만 그동안 교육부를 중심으로 또 다른 사교육이란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 온 것도 사실이다.

 모든 교육을 정부 주도로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 주도의 공교육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사교육이 상호 발전적으로 갈 때 국가 전체의 교육서비스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는 국민 개개인의 경쟁력을 높여야 국가 경쟁력도 증대되는 이치와 같다.

 문제는 지나친 사교육비의 증가로 인한 부담인데 이런 면에서 e러닝은 사교육비를 줄이면서도 뛰어난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정책적 효과가 큰 산업이다. 실제로 서울 시내 영어 단과 한 과목의 학원비가 15만원에서 25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같은 선생님의 강의를 포함해서 중학교 전 과목 수강비를 월 9만원에 서비스받을 수 있다는 점은 비용 대비 훨씬 효과적이다.

 아울러 학생과 학부모가 e러닝에 대한 선입관을 버리고 더 나은 효과를 거두도록 하기 위해 e러닝 업체는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닌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학생이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학습관리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 새로운 교육 정책의 큰 흐름이 교육비를 줄이면서 양질의 교육을 국민이 골고루 받아서 교육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라면 e러닝 사업이 가지는 근본적인 목적과 일치한다.

 그동안 초·중·고 e러닝이 기존 정부에서 정부 부처별로도 다른 시각을 가지고 접근해 실질적인 발전을 이루는 데 미흡했다면 새 정부는 e러닝 산업이 국가 전체 교육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기를 바란다.

 박철우 하이퍼센트 대표, ceo@hipercen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