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율이 25% 선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보통신부와 컴퓨터프로그램보호위원회가 국내 기업과 가정을 대상으로 SW 복제율을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에서 사용하는 SW 4개 중 하나가 불법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국내 불법복제율이 10% 후반대로 추정됐는데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기존의 추정치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국내 기업들의 불법 SW 사용이 만연해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정통부와 검찰 등을 중심으로 불법 SW 단속이 꾸준하게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SW 사용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국내 기업들의 정품 SW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다는 점을 말해준다. 흔히 중국·베트남 등을 불법 SW의 천국인 것처럼 비판했는데 정작 국내 기업들의 불법복제율이 이처럼 높다는 사실은 잘 몰랐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 특히 제조·유통·건설 분야의 불법복제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정부와 관련단체들이 앞으로 이들 업종에 집중 단속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이를 중심으로 정품 사용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단속의 칼을 휘두르기보다는 관련 업계나 단체 등을 거쳐 정품 SW 사용을 독려하는 활동이 병행해서 이뤄졌으면 한다. 아울러 불법복제율이 높은 업종의 기업들이 불법 SW 사용을 가급적 자제하는 풍토도 마련돼야 한다.
이번 조사 결과 가정이 SW 복제의 사각지대로 드러났다. 1200여가정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복제율이 무려 48.41%에 달했다. 이는 가정이 불법 SW의 온상이라는 점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대부분 가정에선 PC 구입 시 복제된 SW를 별다른 죄의식 없이 설치해 사용하거나 P2P 등 인터넷에서 내려받는 사례가 아주 많다. 청소년이 가정에서 복제품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은 채 정품을 다운로드하는 것은 매우 우려할 만한 일이다. SW는 디지털 경제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지식재산권 중 하나다.
자라나는 청소년이 가정에서 P2P 사이트 등에 접속, SW를 무단으로 내려받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는 지식재산권에 대한 청소년의 인식에 혼란을 초래 결국은 성숙한 SW 및 콘텐츠 문화를 조성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복제의 사각지대인 가정에서 복제율을 획기적으로 낮춰야만 바람직한 SW 및 콘텐츠 보급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일선 학교 등을 중심으로 건전한 PC 사용 풍토를 조성하고 SW가 중요한 지식재산권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선진적인 SW 및 콘텐츠 사용 환경이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