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제왕 루퍼트 머독이 야후의 백기사로 등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독이 이끌고 있는 뉴스코퍼레이션(News Corp.)이 야후의 지분 20%를 인수, MS의 공개 인수 제안을 거절한 야후에 구원투수로 나설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스코퍼레이션은 자사의 소셜네트워킹사이트 마이스페이스와 야후의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결합시키는데 관심을 가져왔으며 이를 위해 야후에 현금 등 운영 자금을 지원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두 회사는 이같은 사실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트래시 슈말러 야후 대변인은 “야후 이사회는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여러 전략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머독은 MS의 야후 인수 제안이 나온 이후, 야후와 마이스페이스의 지분 교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나간 얘기”라면서도 “앞 일은 모른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편, 야후 이사회는 지난 11일 MS의 446억달러 규모 인수 제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거절한 바 있다.
◆뉴스의 눈
야후를 둘러싼 인수전이 복마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검색·광고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구글을 견제하기 위해 야후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MS’. 이를 거부하고 세계 최대의 미디어 그룹 소유주인 머독에 S.O.S 신호를 보내 몸 값 올리기에 나선 ‘야후’. 야후가 소유하고 있는 검색엔진과 오버추어 광고 솔루션을 결합해 제2의 구글이 되고 싶은 ‘머독’. 반(反) MS 연대를 강조하며 야후를 두둔하고 나섰지만 이미 인터넷 검색시장의 독점 기업이 된 ‘구글’.
물고 물리는 이해 관계에 향배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 모든 움직임의 근원적인 지향점은 하나다. 검색 엔진을 기반으로 연간 2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인터넷 광고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구글의 먹거리를 나누겠다는 것. MS와 머독이 야후에 관심을 갖는 것도 검색을 기반으로 한 광고 수익 때문이다.
반면 야후는 이 둘 사이를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며 몸 값 올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야후가 타임워너, AOL과도 제휴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MS는 당초 주당 31달러에 야후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발표 당시의 야후 주가보다 60% 이상 높은 금액이다.
외신과 현지 전문가들은 혼자서는 더이상 성장하기가 어려워진 야후가 구글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여러 기업들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에 피인수되는 행보를 걸을 것으로 내다봤다.
◇야후를 둘러싼 주요 IT기업들의 이해 관계와 반응
- MS : 급부상하는 구글을 견제하기 위해 야후를 인수해 인터넷 검색·광고시장을 먹겠다
- 구글 : 더 이상 MS의 독점을 그냥 둘 수 없으니 인터넷·모바일시장에서 반(反) MS 연대를 결성하겠다
- 뉴스코퍼레이션 : 마이스페이스에 야후의 검색 엔진과 오버추어 광고 툴을 결합시켜 제2의 구글이 되겠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