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숭례문 화재는 단순 문화재 화재라기보다는 국가 재난에 가깝다. 원상복구에만 3년간 2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며 물리적인 복구를 한다 하더라도 우리 국민이 입은 정신적 충격은 복구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숭례문과 같은 국가적인 문화유산의 관리에 단순하고 수동적인 경비 관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의식도 이제 다시금 짚어봐야 할 때다. 무인경비시스템은 인간이 행하는 경비의 업무를 기계적·전기적 장치가 대신한다. 이번 숭례문은 4대의 고정카메라와 적외선센서가 운용됐으며 복원된 수원화성은 31대의 카메라가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이해하지만 무인경비에 기술적인 문제도 숨어 있다. 무인경비를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장치가 카메라다. 카메라는 대당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기술 강국이다. 그런데 어떤 문제가 있어서 숭례문에 접근하는 사람을 인식하지도 못했을까. 지금 설치·운영되고 있는 상당수 카메라의 시야각이 좁아서 사각(볼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하고, 사람들의 침입을 탐지하는 물체 탐색의 기능이 전혀 구현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존 카메라 렌즈(사람의 눈)의 시야각을 더욱 넓히고(왜곡 없이)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법을 적용하면 해결된다. 현재 산불 감지 등의 재난 관리도 단순 카메라 설치를 통한 산불 확인 기능에서 지능적으로 산불을 감지,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기술로 바뀌고 있다. 또 건축문화재는 증강현실(실세계를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보다 향상되게 보여 주는 기술) 기법을 통해 카메라에서 보내진 물체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술을 적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장소의 접근 자체를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관리해야 할 문화재는 1000만점에 이른다.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최첨단 IT를 이용하면 국가 재난관리를 더욱 체계적으로 할 수 있고 한층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이미지넥스트 송영기 이사 in@imagenex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