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리스 랜(WLAN)을 보행자의 이동성으로 가정·사무실·학교에서 사용하는 기술로 한정짓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WLAN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해 전송속도가 11Mbps에서 54Mbps가 됐고 600Mbps를 자랑하는 802.11n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 공항·항만·교외·u시티를 포함한 도시 등을 아우르는 광역무선접속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속철도·고속도로·지하철 등 시속 100∼300㎞의 이동수단에서도 양질의 서비스를 끊김 없이 제공할 정도다.
이런 거침없는 진화를 거듭한 데는 무선 메시 네트워크 기술이라는 숨은 공신이 있다. 유선망에 종속적이던 WLAN에 무선 백본망과 무선 접속망의 양대 기능을 가능하게 해 망설계와 망구성을 독자적으로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북미에서는 일찌감치 무선 메시 라우팅 기술을 상용화하고 WLAN에 적용, 도시 무선자가망을 저비용으로 구축했다. 공공행정·공공안전·경찰·소방·민간기업·시민이 공공인프라로 활용한다. 아마도 기존 기술의 아성과 명성보다는 이용자의 요구와 시민의 이익을 중시하는 미국인의 실용성이 발휘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무선 메시 네트워크 기술은 와이어리스 시티 또는 디지털 시티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지의 여러 나라에서 확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무선 메시 솔루션을 제공해 달라는 일도 있다. 그들은 IT와 무선통신 강국인 대한민국이 당연히 이런 솔루션을 가졌을 것이라 믿는 모양이다.
우리나라도 u시티·USN이라는 고유의 브랜드가 있지만 무선접속망의 확정과 지원이 부족해 사업추진 속도가 아시아 국가에도 뒤지는 모양새다. 진정한 u시티와 USN이 되기 위해서는 공공안전 주파수·와이맥스(WiMAX)·DSRC·와이브로(WiBro) 등에 무선 메시 기술을 결합하고 상용서비스로 도약해야 할 때다. 시민들은 거창한 구호보다는 실용적이고 저렴한 방식의 무선접속망을 원한다.
정해궁 브로드웨이브 이사 hkj@broadwav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