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의 주역 리서치인모션(RIM)과 세계 3위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가 특허 맞소송으로 정면 충돌했다.
두 회사는 지난 주말 각각 미국 텍사스 법원에 휴대폰 관련 특허 침해를 이유로 상호 제소했다고 로이터·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이 19일 전했다.
RIM은 법원에 낸 소장에서 모토로라가 e메일 송신에 필요한 자사의 미니 쿼티(QWERTY) 키보드 관련 기술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터무니 없이 높은 라이선스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모토로라가 출시한 스마트폰 ‘모토 큐(MOTO Q)’ 시리즈는 자사의 블랙베리에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 핵심 기술을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모토로라는 RIM이 자사 보유의 수종의 특허 기술을 침해했고, e메일 송수신 플랫폼인 블랙베리 익스체인지 서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블랙베리 펄(Pearl)’과 ‘블랙베리 커브(Curve)’가 해당 제품이라며 맞소송을 냈다.
양사의 정면 충돌은 지난 2003년 맺은 특허 교차 라이선스를 최근 갱신하는 계약 과정에서 일어났다. RIM은 당시 모토로라가 보유한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빌려, 세계적인 히트 상품 ‘블랙베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블랙베리의 성장을 지켜보던 모토로라가 모토 큐를 내세워 직접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RIM을 견제하기 시작한 데다 재계약 과정에서 라이선스 비용을 올리겠다는 것을 빌미로 사실상 협상 테이블을 깬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지난해 RIM이 특허전문회사 NTP에 e메일 송수신 특허 침해를 이유로 6억1250만달러를 지불한 예를 들면서 이번 소송이 RIM에 결코 유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실적부진으로 휴대폰 사업 분사를 추진 중인 모토로라가 ‘먹거리’인 특허료를 양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리처드 윈저 노무라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시장의 고성장세를 고려한다면 두 회사가 양보 없이 팽팽하게 맞대결하는 한편, e메일 송수신 기술을 둘러싼 특허 분쟁은 더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