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은 19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국IT리더스포럼 2월 정기 조찬회에 ‘기업환경의 변화와 SK경영법’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15년간 IT분야에 있으면서 리더의 역할은 직접 나서기보다 일을 잘 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15년 동안 SK그룹의 이동통신 사업을 담당하면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은 것은 TTL브랜드의 성공적인 론칭과 붉은 악마 길거리 응원 후원. 조정남 부회장은 성공적인 사업전략의 핵심을“ 직원들이 가진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SUPEX의 추구”라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신세기 이동통신 인수 직후 26%에 불과했던 젊은 층의 점유율 48%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했던 데는 TTL브랜드의 성공적인 론칭을 꼽았다. SK텔레콤의 TTL은 국내 통신업계 최초로 젊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부분 마케팅을 시도해 성공한 사례다.
“처음 마케팅 비용 400억원을 달라면서 어항이 깨지는 등의 광고가 생소했지만 젊은 직원들이 3개월간 대학 캠퍼스에서 직접 생활하면 짜낸 아이디어니 믿어보자 싶었습니다.”
조정남 부회장은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이를 실현하는 데 대한 ‘신뢰’가 창의력을 발휘하는 SUPEX 추구법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붉은 악마 응원 후원 역시 KT진영이 월드컵의 정식 스폰서를 하는 데서 생기는 틈새를 찾아낸 직원들의 SUPEX가 성공한 사례로 들었다.
조 부회장은 이 외에도 멜론, 네이트닷컴, 요금제 등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경영진이 아닌 평직원들의 머리에서 나왔다며 조직원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이 2005년부터 시작한 멜론은 다양한 기기와 웹, 무선 인터넷을 연동하는 세계 최초의 유비쿼터스 음악 서비스로 비즈니스위크지가 아이팟의 라이벌로 지목하기도 했다. 조정남 부회장은 “리더가 독선적으로 일을 하기보다 본인 이상으로 똑똑한 부하직원 여러 명이 있으면 몇 배의 성과가 난다”며 SUPEX추구가 IT기업 경영에서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SK그룹이 대덕과학단지 개발 분양 당시 20년간 투자만 했지만 결국 그 투자가 흑자전환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기술력이라는 결과를 낳았다”며 “차기 정부의 정책이 기술개발(R&D)을 경시하고 있지 않냐”는 우려도 덧붙였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