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게 기자한테 주는 마지막 SK텔레콤 부회장 명함일걸. 소감이라, 아쉽지만 후회는 없어요.”
국내 통신 역사 산 증인과 같은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67)이 현역에서 물러났다. SK텔레콤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임기가 끝나는 조정남 부회장의 사임을 공식화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조 부회장은 전자신문이 주최하는 ‘IT리더스 포럼’ 조찬 초청 연사로 현역으로 마지막 특강을 진행했다.
특강에 앞서 조 부회장을 단독으로 만나 봤다.
“‘꾀 많은’ 조정남이라는 표현이 맞아요. 사실 제가 한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모두 해당 사업 부장을 믿고 맡긴 덕분에 또래 동기 보다 오래 회사에 몸 담았을 뿐입니다.”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인 조 부회장은 졸업 후 66년 유공에 입사했다. 당시 선경(지금의 SK)이 유공을 인수하면서 ‘SK맨’으로 제2 인생을 시작했다. 이어 SK텔레콤 전신인 한국이동통신 전무, SK텔레콤 부사장, 대표를 거쳐 2000년 부회장에 올랐다.
단순히 계산해도 42년 직장 생활인 셈이다. 그는 “유일한 재주라면 사람을 키웠고 믿고 맡긴 게 전부였다” 라며 “가장 적게 일하면서 최고의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이 지금까지 조정남을 잊게 한 원동력이라고 겸손해 했다.
조 부회장은 “목표는 항상 내 능력 보다 높게 가졌고 이를 향해 부단히 뛰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 라며 “42년 직장 생활 중에서 느낀 점은 잘 되는 조직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많은 조직 보다는 자신의 직급에 맞게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 주고 또 이런 역할을 하고 싶은 직원을 잘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