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소비자보호협회는 마이크로소프트·어도비·시만텍 등 17개 소프트웨어 업체의 제품 계약서가 소비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관련 기관의 시정명령을 촉구했다.
20일 BBC 등에 따르면, 소비자보호협회는 최근 수 개월 동안 소프트웨어 업체의 계약서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사용자의 계약 의무 사항을 명시해 놓은 ‘최종사용자라이선스협약(EULA)’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밝히고 관련 보고서를 공개했다.
협회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된 25개 업체 제품 중 17개 제품의 EULA가 △소프트웨어 저작권자 보호만 강조돼 있고 책임은 소비자에 전가하고 있으며 △계약서 내용이 보통 10페이지가 넘는 등 지나치게 길고 △쉽고 분명한 용어가 아닌 전문용어로 기술돼 있어 소비자들이 계약서 내용을 알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예를 들어, 시만텍의 보안 소프트웨어 ‘노튼 360(norton 360)’의 경우 ‘소비자가 잘못 사용했거나, 잘못 사용이 의심될 경우 사용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EULA에 기술하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의 권리보다는 의무만 지나치게 강조한 사례라는 것이다.
소비자보호협회는 영국 공정거래청(the Office of Fair Trading)에 추가 조사를 촉구했으며, 유럽연합(EU) 위원회에도 관련 서한을 보내 소비자 보호법을 개정토록 요구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소비자보호협회의 보고서를 면밀히 분석해보지 않았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항상 소비자와 공정하게 거래해 왔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