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산 제품 국제경쟁력 하락 방치안된다

 글로벌 업체들의 최대 격전장인 중국 시장에서 국산제품의 경쟁력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가 국내 주요 제품의 중국 시장 점유율과 수출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 2005년 11.6%에서 지난해에는 10.9%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제품 경쟁력을 수치화한 현시선호비교(RCA)지수도 눈에 띄게 하락했다.

 이처럼 국산 제품의 국제 경쟁력이 하락함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하루빨리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그나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제품에까지 영향을 미쳐 국산 제품의 전반적인 국제 경쟁력이 급락하는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품목인 전자제품도 결코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백색가전 제품은 중국 시장에서 지난 2005년 RCA지수가 0.78이었는데 이번 조사 결과 0.72로 나타났다. 시장 점유율도 9%에서 7.8%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중국산 제품의 성능이 개선되면서 수입대체가 이뤄진데다 일본과 동남아산 제품의 중국 시장 잠식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제품의 국제 경쟁력이 높아져도 시원치 않을 판에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음향기기는 비교우위 품목에서 비교열위 품목으로 바뀌었다. 지난 2005년 음향기기의 RCA지수는 1.21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으나 지난해에는 0.79로 크게 하락해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이런 품목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나마 반도체·정밀기기 등 전자제품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다행스럽다. 이들 제품은 16∼22%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RCA지수도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제품마저 언제 갑자기 경쟁력을 상실할지 예측하기 힘들다.

 만일 국산 제품의 경쟁력 하락 현상이 중국은 물론이고 다른 주요 수출지역에까지 확산된다면 우리의 수출산업은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선 국산 제품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대책이 빨리 마련돼야 한다. 우선 기술력 제고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중국 등 수출시장별로 비교우위 산업과 품목을 전략적으로 선정해 국내 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도와야 한다. 아울러 국내기업들의 해외 협력처 확보 노력도 다각도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중국 시장은 현지 업체와 제휴 등 다양한 네트워크 개발을 이용,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경제 살리기를 지상과제로 내세운 차기 정부가 국산 제품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놓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