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서플라이·NPD 등 주요 시장조사기관들이 올해 전 세계 IT 및 전자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기 시작했다.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낸드 플래시메모리시장의 성장세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치를 수정했으며, NPD는 평판TV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가전시장이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서플라이는 세계 3위의 낸드 플래시메모리 구매자인 애플이 최근 주요 공급업체들에 발주량 성장세가 작년보다 다소 둔화될 수 있음을 알렸다고 20일(미국시각) 밝혔다. 아이서플라이는 또 이를 바탕으로 올해 낸드 플래시메모리 시장 성장세를 당초 전망치인 27%에서 한 자릿수로 하향 조정했다.
아이서플라이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데다 낸드 플래시메모리 시장의 큰 손인 애플이 아이팟의 수요 부진을 우려해 사전에 공급 업체들에게 정보를 전한 것”이라면서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 전망도 함께 악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서플라이와 반도체업체들은 애플이 올해 낸드 플래시메모리 발주량을 지난해보다 32%나 높일 것으로 보고 생산을 준비하고 시장규모를 예측했다. 반면 애플은 저가의 ‘아이팟 셔플’ 보다 프리미엄급 ‘아이팟 터치’에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데다, 최근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상태다.
C넷은 “보통 애플은 실적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는 편이었는데 작년 4분기 실적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보다도 15%나 더 낮았다”면서 “이는 판매 부진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내보이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한편, 애플은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업체로부터 12억달러에 달하는 낸드플래시를 구매한 바 있다.
“연말 기간의 실적부진에 대한 실망감과 경제 불황이 가전시장 성장에 짐이 될 전망이다”
미국 가전 시장이 올해 하향곡선을 탈 가능성이 있다고 인포메이션위크가 시장조사업체 NPD그룹 통계를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미국 가전 시장은 작년 1290억 달러의 판매액을 올리며 건전한 상승세를 탔지만 후반기에는 성장률이 다소 떨어졌다. 전반기 6.5%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후반기에는 성장세가 둔해지면서 5% 성장에 그쳤다. 더욱이 연말 세일 기간인 12월 18∼29일의 판매액은 2006년 보다 2% 떨어진 96억 달러에 불과했던 것으로 NPD는 전했다.
스티븐 베이커 NPD 애널리스트는 “연말 세일 기간의 부진은 개학 시즌의 부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고, 경제상황의 악화는 2007년 하반기 가전시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시장을 전망하면서“ 안정된 가격을 통한 낮은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하향세는 일부 품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카메라와 MP3 플레이어는 불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매상의 판매가격이 오히려 올랐다. 작년에는 노트북PC, LCD TV, 데스크톱 PC, DSLR 카메라, MP3 플레이어 소비가 집중됐으며 이 분야는 2006년 대비 42%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이동인기자@전자신문, d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