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IT 콘퍼런스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어제 막을 내렸다.
그린IT를 주제로는 국내에서 처음 열린 행사라 더욱 주목받은 이번 콘퍼런스는 국내외 IT업계 최대 이슈로 부각한 그린IT를 총체적으로 조망해 큰 관심을 일으켰다. 작게는 전기를 적게 쓰는 컴퓨터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청정에너지 등 친환경 IT를 뜻하는 그린IT는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일약 부각했다. 이 때문에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사실 그린IT는 IT업계뿐 아니라 우리 삶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자제품 사용과 이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은 기후 변화를 야기하고 급기야 우리 삶에 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린IT는 새로운 경영운동이자 환경운동이요, 우리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새로운 조류인 것이다. 이는 그린IT가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올 한 해 기업이 주목해야 할 10대 아이템 중 하나로 그린IT를 지목한 것이나,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2008년 부상할 7대 트렌드 중 하나로 그린IT를 선정한 것은 이 같은 이유다.
세계 유수 IT기업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그린IT에 올인하며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절전 기술에 관심이 많은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비롯, HP·AMD 같은 컴퓨팅 업체들은 지난 2005년 ‘그린 그리드 프로젝트’를 결성해 전기 먹는 하마로 알려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문제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로렌스 버클리 같은 미국 국립연구소는 아예 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새로운 개념의 데이터센터를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포함, IBM·HP 등 40여개의 내로라하는 컴퓨팅업체가 ‘기후 보존 컴퓨팅계획(The Climate Savers Computing Initiative)’이라는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그린IT를 향한 강한 관심을 표방한 바도 있다.
본사가 주최해 어제 처음 열린 그린IT 콘퍼런스는 이러한 조류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이제 막 세계적으로 일기 시작한 그린IT 열풍에 우리가 동참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은 오는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에서 알 수 있듯 환경은 점차 새로운 무역장벽으로도 부상하고 있는데 그린 바람은 향후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이런 새로운 조류를 맞아 우리 기업과 국가도 경쟁력 향상을 위해 재생 기술이나 에너지 절약형 가전제품 같은 그린IT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