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에도 `그린IT` 바람

 이동통신 산업에 그린IT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환경보호를 넘어 비용 절감과 저개발국 이통서비스 확산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떠올랐다.

테크뉴스월드는 에릭슨과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 등 주요 이통 설비 업체들이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친환경 기지국 설립에 적극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미 연료비가 기지국 운영 비용의 70% 가까이 차지하는데다가 국토가 광활한 나라에서는 연료 운송과 도난 방지에 엄청난 추가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체에너지 개발과 기지국 운영 효율화가 절실해진 것이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태양열 전기 생산효율이 4배 높아지고 식물에서 기름을 추출하는 신기술이 등장하는 등 그린IT는 마침내 실전에 투입될 채비를 갖췄다.

노키아지멘스는 인도에서 태양열과 풍력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찾는 중이다. 태양­열­-풍력 기지국이 디젤 기지국보다 초기 투자비용은 많이 들지만 운용비용은 크게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스웨덴 기지국 기반시설 전문 업체 플렉센클로저는 풍력 발전기와 태양열 집전판을 효과적으로 배치해 전기 생산성을 높이는 새로운 설계를 선보였다.

노키아지멘스의 앤 라릴라티 환경친화사업부문 대표는 “태양열­-풍력 기지국은 운용비용 자체가 적을 뿐 아니라 원유값 등락에 대응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계획적인 자금운용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기지국의 전기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데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에릭슨은 인도에 설치하는 기지국의 배터리를 땅에 묻었다. 냉각장비를 없애 전기 사용량을 줄이려는 시도다. 무선송출 장비를 안테나 바로 옆에 배치해 연결 케이블의 길이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전력소모를 줄였다. 노키아지멘스는 이용량이 많지 않은 밤시간에는 아예 기지국 일부의 전원을 끈다.

최대 목표는 기지국이 자체 발전 기능을 갖추는 것이다. 인도 마하라슈트라 지역의 이통사 아이디어 셀룰러는 에릭슨 및 GSM협회와 공동으로 디젤과 생물원료를 동시에 이용하는 기지국 4곳을 시범 운영중이다. 이 기지국은 버려지는 요리용 기름을 연료로 사용한다. 현지 식물인 자트로파(Jatropha·과테말라 대황)에서 연료를 뽑아내는 연구도 함께 진행중이다.

플렉센클로저는 향후 수년간 아프리카에서만 기지국 4만여곳이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에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친환경 기지국이 대거 필요한 셈이다.

GSM협회의 던 헥토마스 개발펀드 디렉터는 “친환경 기지국이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며 “2곳의 아시아 사업자가 조만간 태양열과 바람에너지로 운영되는 기지국 500개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