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디지털강국을 이루겠다는 이명박 정부가 어제 출항했다.
연간 7% 성장과 소득 4만달러를 달성해 산업화·민주화를 넘어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이명박 정부 앞에 놓인 환경은 불행히도 그리 녹록지 않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으며 원자재 값도 급등해 우리 경제에 짐이 되고 있다. 무역 적자도 3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며 물가도 동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훌륭한 리더는 어려울 때 더욱 빛나는 법. 어제 취임사에서 밝혔듯 그는 끼니조차 잇기 어려운 시골소년에서 노점상·고학생·일용노동자·샐러리맨을 거쳐 대기업 회장과 국회의원·서울특별시장에 이어 대통령에 오른 사람이다. 온갖 어려움과 역경에 굴하지 않고 이를 헤쳐온만큼 현재 그에게 놓인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도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
그는 어제 취임사에서 “주어진 역사적·시대적 사명에 신명을 바칠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 주어진 역사적·시대적 사명은 무엇인가. 바로 IT강국에 이어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세계적인 전자정보 및 과학기술 강국으로 우뚝 서게 하는 것이다. 지난날 우리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 가자며 IT강국 코리아 건설에 매진했다. 그 결과 한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IT강국이 됐다. 전자정부·디지털기회지수 등 각종 IT지표에서 늘 세계 수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IT강국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온 우리에게 이제 이명박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선진화라는 새로운 어젠다를 던졌다. 새 정부가 제시한 연평균 7%의 성장률은 지난 수십 년간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었던 전자정보는 물론이고 과학기술 그리고 문화 콘텐츠 산업이 더욱 세계적 경쟁력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 우리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휴대폰·반도체·디스플레이 외에 전자정보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하루빨리 찾아내야 한다. 또 IT가 각 산업으로 녹아들어가는만큼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IT업무를 총괄할 국가 CIO를 두는 것도 필요하다. 이전 정부 때 이루었던 과학기술 7대 강국도 보다 발전시켜 5대 강국으로 격상시켜야 한다.
다행히 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과학기술의 모습은 긍정적이다. 과학기술이 미래로 가는 문을 열어준다고 밝힌 그는 “기초·원천·거대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에 국가가 장기 계획을 가지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20, 30년 앞을 내다보고 과학기술의 창의적 역량을 높이고 우수한 과학자를 길러내는 한편 과학자를 존경하고 우대하는 사회적 풍토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문화를 산업으로 인식하며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한 점도 콘텐츠 강국을 위해 다행스럽다. 이 대통령이 밝혔듯이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했지만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됐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춰선 안 된다. 선진 7개국에 버금가는 선진국가로 발돋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IT신화를 잇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과학기술 강국을 바탕으로 한 세계 최강 디지털 국가를 이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