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시즌을 맞아 최고경영자(CEO)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야후코리아 출신 CEO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넷 초창기인 90년 중반 국내 시장에 진출한 야후코리아는 이미 ‘걸출한’ 경영자를 배출해 관련 업계에서 ‘CEO 사관학교’로 불렸다. 실제 IT 분야 곳곳에서 야후코리아 출신이 다수 포진해 부러움을 샀다. 야후코리아만 거치면 성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어 이들 CEO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려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정영종 CJ인터넷 사장. 정 사장은 LG애드· LG전자를 거쳐 99년부터 2002년까지 야후코리아에 몸담았다. 이어 2005년부터 게임업체인 CJ인터넷을 이끌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매출액 1597억 원, 영업이익 456억 원을 올렸다. 이는 성장성 면에서 전년 대비 50%를 훌쩍 넘는 신장세다. CJ인터넷은 특히 ‘서든 어택’을 무기로 ‘1인칭 슈팅 게임(FPS)’ 원조로 불려 왔던 네오위즈 ‘스페셜 포스’를 누르고 동시 접속자 수와 매출 면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 원 신화’를 이룬 최휘영 NHN 사장·사진도 야후코리아 출신이다. 연합 기자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 최 사장은 2002년 야후코리아 뉴스팀장으로 있으면서 포털 사이트에서 부가 콘텐츠에 불과했던 온라인 뉴스를 포털 메인 서비스로 올려 놓는 데 기여했다. 이어 NHN으로 자리를 옮긴 후 지난해부터 단독 대표로 NHN을 이끌고 있다. 최 사장은 단독 체제로 부임한 원년인 2007년 해외까지 포함해 인터넷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면서 NHN이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닦아 놓았다.
이들과 함께 야후코리아 출신으로 빼놓을 수 없는 CEO가 윤필환 포럴톤 사장·사진이다. 윤 사장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야후코리아에 재직하면서 온라인 마케팅의 노하우를 경험했다. 이 후 온라인 마케팅 전문업체인 포럴톤을 설립해 인터넷 쇼핑몰 전문 광고 플랫폼을 개발했다. 지난 해에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이 시스템을 홍콩 e베이에 수출했으며 싱가폴 e베이와 최종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국 e베이에서도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가질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 받았다.
이 밖에 2004년 야후코리아를 이끌었던 이승일 대표가 삼성전자 전무로 발탁돼 글로벌 기업에서 쌓은 경영 노하우를 대기업에 새롭게 접목하는 이정표를 만들었으며 이 대표에 이어 야후를 이끌었던 성낙양 대표도 두산그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새출발했다. 성낙양 부사장은 지난해 말 경영 성과를 인정 받아 두산 출판비즈니스그룹(BG)장으로 승진하는 등 산업계 곳곳에서 야후코리아 출신 CEO가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