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통합, 통방융합의 추세에 맞춰 통신결합서비스 시대가 본격 도래 했다.
이에 KT-KTF,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파워콤-텔레콤 등 주요 통신사업자들은 결합상품 출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결합상품 시장에 이들 주요통신사업자들만 있는 게 아니다.
케이블, 유통, 금융, 자동차 등 통신과 비통신 업체를 막론하고 다양한 사업자들이 새로운 통신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별정통신업체 연합인 중소통신사업자연합회가 별정통신사를 통합하고 금융 유통업계와 협력해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를 통해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힌바 있다.
통신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특히 M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은 향후 펼쳐질 결합상품 대전에서 또 하나의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TPS, QPS 못할 것 없다
그동안 케이블TV,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등을 제공해 오던 MSO들은 인터넷전화를 결합상품에 추가, 시장공략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MSO들은 공동투자를 통해 한국케이블텔레콤(KCT)라는 인터넷전화 사업자를 설립했으며, 이를 통해 씨앤앰, 큐브로드, 큐릭스, CJ케이블넷 등 대표 MSO 들이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일단 상반기에는 인터넷전화 서비스 주력한 후 하반기에는 무선인터넷전화로 사업법위를 확장,TPS 사업자로의 발돋움을 시작한다는 복안이다.
MSO들은 보다 저렴한 초고속인터넷, 케이블TV,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통해 대형통신사업자들의 공세를 차단, 가입자들은 지켜간다는 전략이다.
이동통신까지 포함하는 QPS 서비스는 MVNO 쪽으로 가능성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몇 몇 MSO들이 SK텔레콤과 제휴를 통해 이동통신서비스를 포함한 결합서비스를 선보였지만 그리 주목받지 못했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MSO들은 통신사업자와의 제휴보다는 재판매 형식을 통해 직접 이동통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판단하고 있다.
재판매를 활성화하려는 통신 정책 움직임도 MSO들에게는 호재다.
올해 안으로 재판매 제도가 정착되면 별도의 불이익이나 망 이용 대가의 차별 없이 이동통신사업자들로부터 망을 대여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통부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조건으로 비계열사에 제공하기 전 계열사에 먼저 재판매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계열사와 달리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비계열사에 적용하는 행위도 금지한 것은 재판매 활성화의 대표적인 예다.
MSO가 TPS 및 QPS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문은 열려졌다.
MSO들은 이제 음성통화는 인터넷전화로 이동통신은 MVNO로 결합상품 시장 경쟁에 참여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통신사업자들보다 저렴한 결합상품을 출시, 통신요금 인하 바람에 부채질을 할 것이다.
◆ 결합상품, 파워게임 가능할까?
그렇다면 QPS 서비스로 무장한 MSO들이 통신사업자들과 대등한 파워게임을 펼칠 수 있을까.
재판매를 통해 MSO들에게도 결합상품의 시장이 열리기는 했지만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 관측이다.
일단 결합시장 자체가 기존에 사업자가 보유하고 있는 가입자 풀을 무기로 쓸 수 있는 만큼 주요 통신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고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판매에 대한 고민도 많다. 법규상으로야 통신사업자들이 계열사와 차별 없이 망을 임대해주어야 한다지만, 암암리에 일어나는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일예로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의 경우 기존 사용하던 번호를 인터넷전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많은 시일이 소요된다면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폐단이 이동통신 재판매에서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몇 몇 MSO들은 주파수를 분배받아 직접 이동통신 사업 추진을 고려하기도 하지만, 이미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이 또한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O들은 통신사업자들의 재판매 조건만 제대로 갖춰진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통신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MSO들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판매의 경우 설비투자가 없는 만큼 지금보다 훨씬 저렴한 통신요금을 가져갈 수 있다.
통신 가입비 및 기본료 인하 등의 사회적 요구가 높아진 지금의 통신환경에서 요금 경쟁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 특히 저렴한 서비스들이 결합상품으로 한 번 더 저렴해지는 만큼 MSO의 결합상품을 주목하는 시장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