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컴퓨터 보안 전문가가 백악관의 e메일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이로 인한 자료 유실이나 조작의 위험성도 높다고 경고했다.
과거 백악관 컴퓨터 점검을 담당했던 스티븐 맥데빗은 26일(현지시각) 미 하원 정부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성명에서 “백악관에는 주고받은 e메일의 전체 목록이 보관돼있지 않으며 e메일 시스템은 자동저장체계조차 갖추지 못한 ‘원시적’ 수준”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또 지난 2005년 10월 백악관 기술진의 조사 결과 백악관 e메일이 유실된 날이 모두 1000일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2005년 중반까지 누구든 백악관 컴퓨터 네트워크에 접속하기만 하면 모든 e메일을 열람할 수 있을 정도로 보안이 허술했다면서 이 때문에 자료가 조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도 이날 청문회에 제출한 문서에서 백악관 e메일 시스템 상의 문제로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 노출 사건인 ‘리크게이트’ 관련 e메일 복구가 난항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딕 체니 부통령 집무실에서는 미 법무부가 리크게이트 수사에 착수했던 2003년 9월 30일부터 10월 6일 사이의 e메일을 찾을 수 없으며 사무실 직원의 개인 e메일 정도만이 복구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대통령 및 연방기록의 보존을 의무화하고 있는 미 연방법을 위반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백악관 행정실의 테레사 페이튼 정보부장은 “새로운 e메일 체계에 보완이 필요해 지난 2006년 말 운영을 중단했으며 현재 대안을 준비 중”이라고 해명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