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에서 사람이 맺을 수 있는 관계, 즉 ‘인간관계’의 크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의 인간관계는 무한대로 넓힐 수 있다. 한국에서는 오프라인상으로 여섯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는 통계가 있다. 싸이월드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에서 4.5명을 건너면 아는 사이라는 통계는 오프라인으로 맺어진 네트워크보다 온라인 네트워크가 광범위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반면에 온라인으로 맺은 인간관계의 깊이는 다소 얕을 수 있다.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며 맺은 인간관계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사진만을 보고 맺은 관계보다 훨씬 튼실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일상생활처럼 익숙해진 요즘 세대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이들은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SNS 서비스에 모여 오프라인에서 맺었던 인맥을 온라인으로 견고하게 다진다. 어찌 보면 온라인 인맥과 오프라인 인맥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SNS 서비스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잘 파악해야 한다. 과거에는 새로운 사람을 처음 만나면 휴대폰 번호·메신저 아이디 등 개인 대 개인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수단을 교환한다. 하지만 이제는 한 명이 여러 명과 동시에 커뮤니케이션하는 시대다. 커뮤니티를 통해 공통의 이슈를 논하고 가치를 교환한다. 즉 개인 대 집단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각광받는 것이다. SNS 서비스가 성장하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뿐만 아니라 탄탄한 커뮤니티 기반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
온라인 네트워크는 진화한다. 오프라인 네트워크의 보조적 수단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가족·친구·동료 그리고 이들을 거쳐 만나게 될 모든 사람을 포괄하는 네트워크로 바뀔 것이다. 그러고 보면 SNS 서비스의 성장동력은 결국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에 있지 않을까.
황현수 싸이월드 분석팀장 gustn009@nate.com